미국서 골프인기 ‘내리막’…젊은층 외면·스타 부재

미국서 골프인기 ‘내리막’…젊은층 외면·스타 부재

입력 2015-05-04 09:32
업데이트 2015-05-04 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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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인구 감소·골프장 폐업 잇따라…가뭄도 영향

미국에서 골프 인기가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젊은 층의 외면으로 골프 인구가 점점 노령화되고 있는 데다 장사가 안돼 문을 닫는 골프장 수도 크게 늘고 있다.

3일(현지시간) 미국골프재단(NGF)에 따르면 지난 2003년 당시 3천만 명에 달했던 미국 내 골프 인구는 현재 2천300만 명 수준까지 감소했다. 이들 가운데 상당수는 은퇴자들이나 노인층이다.

전국의 골프장 숫자도 2000년대 초반까지 꾸준히 증가해 한때 1만6천52개에 달했으나, 지금은 1만5천여 개로 줄었다.

지난 2013년 한해만 문을 닫은 골프장 수는 전국적으로 157곳이다. 이 기간에 새로 문을 연 골프장은 14개에 불과하다.

실제로 1990년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미국 내 ‘골프붐’으로 공급 과잉에 이르렀던 골프관련 산업은 2007년 부동산 시장 붕괴로 시작된 경기침체와 함께 사양길로 접어들었다.

골프의 인기 하락은 무엇보다도 젊은 층들의 외면이 가장 큰 원인이다. 18∼30세 젊은 골퍼의 숫자는 최근 10년간 약 35% 감소했다고 NGF 측은 전했다.

미국의 신세대들은 우선 18홀을 치려면 4시간 이상 걸리는 골프를 ‘비경제적 운동’으로 간주한다. 젊은이들은 필드에서 장시간 골프를 치는 것보다 골프게임 등 간접체험을 선호하는 분위기다.

특히 경제위기를 체험한 이들에게 장비와 그린피 등 골프 비용은 만만치 않은 지출이다. 경제침체기를 거치면서 미국 중간층과 저소득층 골퍼에게 골프 비용은 큰 부담이 됐다고 경제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전했다.

’골프황제’로 추앙받던 타이거 우즈의 몰락도 골프의 인기 하락을 불러왔다. 우즈와 같은 카리스마를 가진 슈퍼스타 부재가 사실상 골프 열기를 식게 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난달 미국 조지아 주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장에서 열린 올해 첫 메이저 골프 대회인 제79회 마스터스 토너먼트에서 언론의 관심이 타이거 우즈에게만 쏠린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게다가 세계 골프랭킹 1위 로리 맥길로이, 필 미켈슨 등 특출한 기량을 가진 골프 스타들이 최근 슬럼프와 노령화로 저조한 성적을 거두고 있는 것도 원인이다.

골프장이 대거 밀집해있는 캘리포니아 주에서는 가뭄도 골프 인기 하락에 영향을 주고 있다. 잔디 관리를 위해 상당량의 물이 필요한 골프장이 물 낭비의 ‘주범’으로 지목되면서 기피현상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캘리포니아 일원의 골프장들은 올해부터 제리 브라운 주지사의 강력한 가뭄대책 행정명령에 따라 최대 25%까지 물 절약 프로그램을 준수해야 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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