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상파울루대학 한국 어문학 전공 과정 존폐 위기

브라질 상파울루대학 한국 어문학 전공 과정 존폐 위기

입력 2015-05-27 07:22
수정 2015-05-27 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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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재정난으로 교수 채용 못 해…지원대책 없으면 폐지될 수도

브라질 상파울루 대학(USP)에 설치된 한국 어문학 전공 과정이 존폐의 갈림길에 선 것으로 알려졌다.

대학이 26일(현지시간) 현재 재정난을 이유로 교수 채용을 꺼리는 데다 그동안 전공 과정 운영을 지원해온 한국국제교류재단도 마땅한 대책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상파울루 대학은 지난 2013년부터 인문대 안에 한국 어문학 전공 과정을 개설했다.

한국 어문학 전공 과정 개설은 국제교류재단의 외국 거점 지역별 한국학 중심 대학 육성 사업에 따른 것이었다.

당시 재단과 상파울루 대학은 전공 과정을 단계적으로 확대하기로 하고 2016년까지 전임교수 4명을 확보한다는 데 합의했다.

2013년에 재단이 1명, 2014년에 재단과 대학 측이 1명씩, 2015년에는 재단과 대학 측이 각각 2명과 1명, 2016년엔 재단과 대학 측이 2명씩 교수를 채용하기로 했다. 이후에는 대학 측이 교수 4명을 모두 채용한다는 것이 합의 내용이었다.

그러나 대학 측이 재정난을 들어 지난해 초 교수 채용 계획을 전면 백지화하면서 문제가 꼬이기 시작했다.

올해 들어서도 대학 측의 재정난은 계속됐고, 재단은 예산 편성이 이미 끝난 상태에서 교수 채용을 위한 지원을 늘릴 수 없는 상황이 됐다.

한국 어문학 전공 과정 개설과 운영에 참여해온 임윤정(52·여) 교수는 “교수 확보가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과정을 유지하려면 내년에 신입생을 선발하지 않는 방법밖에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임 교수는 “전공 과정을 만들어 놓고 교수를 확보하지 않는 데 대해 학생들도 매우 황당해하고 있다”면서 “현재 상황이 계속돼 신입생을 선발하지 못하면 2019년에는 과정이 폐지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국 어문학 전공 과정이 존폐 위기에 놓인 1차 책임은 분명히 상파울루 대학 측에 있지만, 어렵게 개설한 전공 과정인 만큼 어떤 방식으로든 지원대책이 마련되기 바란다고 임 교수는 덧붙였다.

상파울루 대학 인문대에는 2만여 명의 학생이 재학 중이며, 학부는 동양어학부를 포함해 9개로 이뤄져 있다. 동양어학부에는 한국어를 비롯해 중국어, 일본어, 러시아어, 아랍어, 히브리어, 아르메니아어 등 7개 전공 과정이 개설돼 있다.

한국 어문학 전공 과정 학생은 1학년 8명, 2학년 7명, 3학년 10명 등이다. 올해 초 2명이 부산외대에서 유학하고 있고, 다음 학기에는 한국외대에 2명, 부산외대에 1명이 각각 유학할 예정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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