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매년 어린이 5만명 사고사…대부분 ‘유수아동’

中 매년 어린이 5만명 사고사…대부분 ‘유수아동’

입력 2015-07-15 12:25
수정 2015-07-15 1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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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에 두고온 어린 딸을 익사사고로 잃은 농민공의 아픈 사연이 중국을 울리고 있다.

15일 신경보에 따르면 장쑤(江蘇)성 장인(江陰)시에서 노동을 하는 천(陳)모씨 부부는 지난달 14일 딸이 익사사고로 숨지는 아픔을 겪었다.

허난(河南)성 덩저우(鄧州)에서 할머니와 함께 살고 있는 천씨의 딸(12)은 남동생(7)과 함께 이날 물놀이를 갔다가 목숨을 잃었다.

같이 간 친구에 따르면 천양은 장난감을 건지러 물에 들어간 동생이 위험에 처하자 물에 뛰어들었다가 화를 당했다. 부근 낚시꾼이 동생은 구했지만 천양은 나중에 공안에 의해 발견됐다.

천씨 부부는 초등학교를 겨우 졸업한 30대 농민공이다. 장쑤성 장인시에서 농민공으로 일한 지 12년째다. 방직공장, 전자공장, 기계공장 등을 전전했다.

두 사람이 버는 돈은 한달에 6천위안(106만원) 정도다. 남편은 아침 8시에서 저녁 8시까지 12시간, 아내는 주야간 교대로 일한다. 아내가 야간조로 투입돼 새벽 1시 퇴근하면 남편이 전기자전거로 데리러 간다.

천씨는 “퇴근하면 말 한마디 못하고 그대로 잠에 떨어지는 날이 많다”고 말했다.

그는 보름에 한번 길게는 한달에 한번 전화해서 아이들과 대화하는 게 전부다. 춘제(설날)에는 귀향해서 15일 정도 머문다. 처음에는 아이들이 부모를 낯설어했지만 시간이 지난 다음에는 아이들이 잠든 사이 조용히 고향을 떠나온다.

천씨 부부가 지금 살고 있는 곳은 공장부근 작은 방 한칸으로 매월 300위안의 월세를 내고 있다. 이들 부부 주변에서 아이들과 함께 사는 사람은 극히 드물다.

장인시에서 아이를 유치원을 보내려면 1년에 1만위안은 족히 든다. 그들의 수입으로는 감당할 수 없다.

천씨 부부는 덩저우로 돌아가 7살 난 아들과 함께 살기로 했다.

천씨는 고향으로 돌아가서 뭘 할지는 생각하지 않았지만 더이상 외지 농민공은 하지 않기로 했다.

천씨 부부는 뒤늦게 숨진 딸에게 편지를 썼다.

천씨 부부는 “미안하고 평생 갚지 못할 빚을 졌다. 춘제 때 네가 사달라는 롤러스케이트를 사줬더라면 물놀이를 가지 않았을 수도 있었을텐데”라며 후회했다.

그는 “우리는 옥수수밥을 먹고 자라면서도 즐거웠는데 지금 생각하면 네가 진정 원하는 건 뭔지 한번도 물어보지 못했다”면서 “네가 진정 바란 건 부모와 함께 사는 게 아니었을까 생각한다”고 썼다.

그는 “밖에서 일하면서 한시도 너희를 잊은 적이 없다”면서 “앞으로 동생과 함께 살면서 네 생일을 영원히 기억하고 사진 속에 네가 성장하는 모습을 상상 속에서나마 그리워하겠다”고 했다.

중국에서 부모가 외지에 농민공으로 나가는 바람에 고향에 남겨진 유수(留守)아동이 큰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통계에 따르면 매년 중국에서 5만명에 가까운 어린이들이 익사, 교통사고. 중독사 등의 사고로 숨지고 있고 이들의 대부분이 유수아동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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