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의 요르단 조종사 화형에 IS 격퇴 동참 결심” 8년간 군복무 경험 살려 인터넷 정보수집·역심리전도
”이슬람국가(IS)가 우리나라 조종사를 불태워 죽이는 모습을 봤습니다. IS를 격퇴하는데 내가 뭔가 도울 일이 있을 거라 생각했죠”최근 몇주간 중동 지역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뜨겁게 달구고 있는 ‘핫피플’ 라라 압달라트(33)의 말이다.
2010년 미스 요르단인 압달라트가 IS의 사이버 전술을 와해하는 국제 해킹그룹 ‘고스트 시큐리티’(Ghost Security)에 가담했다는 소식은 중동에서 열띤 관심을 받았다.
여군 장교 출신에 미모의 여성이 IS 격퇴전에 동참했다는 것을 알려 IS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려는 요르단 정부의 ‘홍보전’이 아니냐는 의심도 무성했다.
연합뉴스의 트위터 인터뷰 요청에 생각보다 빨리 응한 압달라트는 17일(현지시간) 결연한 어조로 IS 격퇴 의지를 드러냈다.
미군주도 IS격퇴 국제연합군에 동참한 요르단의 전투기 조종사 마즈 알카사스베(26) 중위는 작년 12월 시리아 내 IS 점령지에 불시착해 IS에 생포됐다. IS는 올해 2월 1일 일본인 인질 고토 겐지(後藤健二)를 참수했고, 이틀 뒤 알카사스베 중위를 불태워 살해하는 영상을 공개했다.
압달라트는 “우리 조종사가 화형 당하는 모습에 내가 도울 수 있는 일이 있을 것이라 생각했고, 고스트 시큐리티에 접촉했다”고 말했다.
고스트 시큐리티측은 압달라트가 8년간 군대에 있으면서 정보 작전 경험이 상당히 풍부하고, 정보원과도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고 귀띔했다.
고스트 시큐리티는 압달라트가 IS 관련 인터넷 정보 수집과 사이버 심리전에 관여한다고 설명했다.
고스트 시큐리티는 지금까지 IS가 신입조직원을 모집하고 테러를 모의하는 데 쓰는 SNS 계정 5만5천개, 웹사이트 100여개를 해킹해 폐쇄했다고 소개하고 있다.
압달라트는 SNS를 이용한 IS의 신규 조직원 모집력이 무척 위험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IS는 의사를 교환하는 수단으로 SNS를 최우선으로 쓰고 있습니다. SNS로 정보를 퍼뜨리고 신입 조직원을 포섭하는 것은 물론이고 어떤 때는 전투 상황을 생중계하기도 해요. 한꺼번에 많은 사람과 접촉할 수 있어 매우 위협적입니다”
압달라트는 “IS를 감시할 뿐 아니라 이들의 사이버 심리전에 이미 넘어간 사람을 찾아 이들을 ‘정상’으로 되돌려 놓는 ‘역 심리전’도 내가 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요르단뿐 아니라 중동에서 널리 이름이 알려지면서 신원이 노출된 만큼 압달라트는 IS 등 극단주의 무장조직의 표적이 되고 있다.
그가 고스트 시큐리티에 가입한다고 하자 가족과 친구들은 당연히 말렸다.
그는 “날마다 여러 번 생명의 위협을 받고 있다”면서도 “그러나 누군가는 IS에 맞서야 하지 않겠느냐”고 강조했다.
언제까지 이 일을 할 계획인지를 묻자 단호한 대답이 돌아왔다.
”IS 조직원 한명 한명이 인류 앞에 저지른 죗값을 저마다 치를 때까지 고스트 시큐리티와 저는 멈추지 않을 것입니다. 우리는 그들(IS)이 만들어낸 유령(ghosts)이니까요”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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