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면적 170배 잿더미…주정부 ‘비상사태’ 선포
미국 캘리포니아 전역에서 크고 작은 산불 23건이 동시다발로 발생하면서 비상사태가 선포됐다.한 소방관이 3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클리어레이크 근처에서 발생한 ‘로키 산불(Rocky Fire)’의 거대한 불길 앞에서 망연자실 서 있다.
ⓒ AFPBBNews=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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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현지시간) 오전까지 잇단 산불로 모두 12만2천여 에이커(493.7㎢)의 숲이 잿더미로 변했다. 이는 여의도 면적의 170배에 달하는 수치다.
산불 가운데 가장 큰 규모는 주도 새크라멘토 북서쪽에 위치한 레이크 카운티와 욜로 카운티 등에서 나흘째 번지고 있는 ‘로키 산불’이다.
이 산불은 지난달 29일 오후 발생해 주택 24채와 야외 시설물 26채를 태웠다. 산불은 지역 마을 쪽으로 빠르게 접근하면서 주민과 야영객 1만2천여 명에 긴급 대피령이 내려졌다.
특히 로키 산불은 기온이 30도를 웃도는 땡볕더위가 지속되고 습기가 없는 상황에서 점점 세력을 확장하고 있다.
대니얼 벌랜트 주 산림소방국 대변인은 “오랜 가뭄으로 국유림을 비롯한 숲이 바짝 마르면서 불쏘시개 역할을 하면서 불길이 급속히 확산하고 있다”면서 “과거 몇 년간 볼 수 없었던 광경”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른 시기에 이처럼 동시다발로 발생한 대형 산불은 이제 새로운 정형이 될 것”이라며 “산불의 피해 규모도 예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커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캘리포니아 소방당국은 소방관 2천여 명과 소방 헬기 20여 대 등을 총동원했지만, 가파르고 험준한 지형 탓에 진화작업에 애를 먹고 있다. 진화율도 5% 미만에 머무르고 있는 실정이다.
캘리포니아 북부 오리건 주 인근 모독 카운티에서 일어난 ‘프록 산불’도 급속히 확산 중인 가운데, 산불 진화에 나선 데이비드 룰(32) 소방관이 불길에 갇혀 희생됐다.
또 네바다 주 라스베이거스로 가는 카혼패스 인근 지역에서는 주행 중인 차량에 불이 번지면서 운전자들이 대피하는 소동이 일어났으며, 주변 도로는 폐쇄된 상태가.
이밖에 주 전역 20여 곳에서 산불이 발생하면서 총 6천여 명의 소방관이 극심한 더위와 악조건 속에서 진화작업을 벌이고 있다.
앞서 제리 브라운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1일 산불 발생지역에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화재진압을 위한 긴급 자원동원령을 내렸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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