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력감퇴·우울증·PTSD 등으로 정상생활 복귀 어려움
서아프리카 3개국에서 창궐했던 에볼라는 최근 들어 진정 기미를 보이고 있지만 후유증은 길게 남고 있다.미국의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8일(현지시간) 에볼라 생존자들이 관절통, 우울증,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PTSD) 등으로 정상 생활로 복귀하는데 큰 지장을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는 세계보건기구(WHO) 시에라리온 대표인 앤더스 노드스트롬 박사가 지난 7일 시에라리온 수도 프리타운에서 열린 에볼라 생존자 관련 회의에서 보고한 내용이다.
지난해 3월부터 서아프리카 기니, 시에라리온, 라이베리아를 강타한 에볼라로 2만8천 명이 바이러스에 감염됐으며, 이 가운데 1만3천 명 이상이 바이러스를 이겨내고 생존했다.
이 보고에 따르면 이들의 절반 정도가 만성 관절통을 앓고 있다.
출근을 하지 못할 정도로 심한 경우도 있으며, 이런 경우는 바이러스가 완전히 사라질 때까지 통증이 수개월간 지속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원인을 알 수 없기 때문에 의사들은 통증 경감 등 대증 요법으로 대응하고 있다.
또 다른 후유증은 시력 문제다. 생존자의 4분의 1가량에서 이 문제가 나타나는데, 시력 감퇴나 시력 상실까지 발생한다.
에볼라에서 회복돼 혈액검사에서 바이러스가 발견되지 않는 경우에도 눈으로 침투한 바이러스가 몇개월 씩 잠복해 있고, 이 때문에 염증이 나타나면서 시력을 위협한다는 것이다.
이 또한 검증된 치료법이 없어 의료진은 염증 치료에만 의존하고 있다.
에볼라를 이겨낸 남성의 정액에 바이러스가 몇 개월씩 잠복하는 경우도 있다.
의사들은 이미 성 관계에 의한 전염이 발생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 다른 문제는 에볼라 환자들로부터 채취한 수천만 개의 혈액 샘플이다.
에볼라 치료약 개발에 필요하기 때문에 미국, 캐나다, 유럽의 의학연구소 냉동실에서 나뉘어 보관되고 있다.
의료진은 해당국 정부끼리 논의를 거쳐 통합 관리하는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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