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측근-연립여당 대표, 아베담화 ‘사죄’ 놓고 줄다리기

아베 측근-연립여당 대표, 아베담화 ‘사죄’ 놓고 줄다리기

입력 2015-08-12 09:32
수정 2015-08-12 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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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14일 발표할 전후 70년 담화에 ‘사죄’ 표현을 넣는 것을 두고 일본 여당 내에서 줄다리기가 벌어지고 있다.

12일 요미우리(讀賣)신문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연립 여당인 공명당 야마구치 나쓰오(山口那津男) 대표는 “역대 내각의 담화를 계승하는 것이 국민이나 국제사회에 전해지도록 하면 좋겠다고 (아베 총리에게) 얘기했다”고 전날 기자회견에서 밝혔다.

그는 이달 7일 아베 총리와 식사를 할 때 이런 대화를 나눴다고 설명하고서 “총리가 받아들였다고 생각하고 있다. 총리가 어떻게 마무리할지 지켜보겠다”고 덧붙였다.

야마구치 대표의 발언은 자신이 전후 70년 담화에 사죄를 반영하도록 요구했다는 것을 사실상 확인하는 것이며 아베 총리가 이를 수용하도록 재차 촉구하는 성격이다.

아사히(朝日)신문 등 일본 언론은 7일 아베 총리가 공명당 측에 제시한 담화 초안에는 사죄 문구가 없었다고 보도했다.

이후 아베 총리는 사죄 문구를 반영하는 쪽으로 검토 중이라는 보도가 이어지는 등 야마구치 대표의 권고가 아베 총리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게 중론이다.

그러나 아베 총리의 핵심 측근인 이나다 도모미(稻田朋美) 자민당 정조회장은 같은 날 야마구치 대표를 견제하는 발언을 내놓았다.

그는 11일 오후 BS 후지TV에 출연해 “앞으로 영원히 사죄를 계속하는 것은 잘못됐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나다 정조회장은 “전쟁의 종결은 (샌프란시스코) 강화조약이 전부다. 세계에 있던 일본의 재산을 전부 몰수당하고 가혹하다고도 할 배상금까지 내고 일본이 국제사회에 복귀했다”며 지론을 폈다고 아사히(朝日)신문이 전했다.

야마구치 대표와 이나다 정조회장은 발언은 아베 총리의 의사 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서로 다른 세력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연정 파트너인 공명당과 자민당 내 비둘기파 세력 등은 무라야마(村山)담화의 취지를 계승해 식민지 지배와 침략에 대한 사죄를 담화에 반영해야 한다고 설득하고 있다.

반면 아베 총리의 또 다른 정치적 기반인 극우 성향의 인사들은 일본이 전쟁의 대가를 충분히 치른 만큼 이제 ‘사죄’에 얽매일 필요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14일 각의 결정될 때까지 아베 정권 안팎에서 담화의 표현을 둘러싼 논쟁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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