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크스바겐 ‘디젤차 배출가스 유해’ 반박 연구에 돈 쏟아부어”

“폴크스바겐 ‘디젤차 배출가스 유해’ 반박 연구에 돈 쏟아부어”

입력 2015-10-26 20:28
수정 2015-10-26 2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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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젤차량 배출가스 저감장치 조작 파문을 일으킨 폴크스바겐이 디젤차 배출가스가 건강에 해롭다는 주장을 반박하는 연구들에 돈을 쏟아부은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일간 더 타임스는 26일(현지시간) ‘독립적인’ 연구단체로 자신을 소개한 ‘교통분야 환경·건강 유럽연구그룹’(EUGT)이 그동안 과학 저널들에 디젤차에서 나오는 배기가스가 건강에 해롭다는 일반적으로 널리 받아들여지는 주장에 이의를 제기하는 연구 보고서들을 내놓았다고 보도했다.

문제는 지난 2007년 베를린에서 설립된 이 연구그룹이 책임자가 누구인지를 공개하지 않고 있었는데 책임자인 미하일 스팔렉이 다름 아닌 폴크스바겐의 간부인 것으로 드러났다고 신문은 전했다.

스팔렉은 지금도 폴크스바겐 이메일 주소를 사용하고 있다고 이 신문은 덧붙였다.

그러나 EUGT는 홈페이지에 폴크스바겐, 다임러, BMW, 보쉬 등에 의해 설립된 연구소로 소개하면서 스팔렉 소장을 “직장 건강 의학 컨설턴트”라고 묘사하고 있다.

신문은 EUGT가 지원했거나 연구비를 댄 보고서들이 연구 주체와 EUGT 간 관계는 드러내지만 EUGT와 자동차업계 간 밀접한 관계는 언급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대기환경 전문가 제임스 테이트는 더 타임스에 “자동차업계가 디젤차가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논란에 이런 식으로 영향을 주려고 했다는 것은 매우 위험한 발상”이라고 지적했다.

지난 2008년 ‘대기오염물질의 건강 영향 위원회’는 영국 보건부의 의뢰를 받은 보고서에서 대기오염이 영국에서 한해 2만9천명을 사망에 이르게 하는 원인이 되고 있다는 결론을 제시했다.

올해에도 디젤차에서 나오는 이산화질소가 런던에서만 한해 거의 6천명에 달하는 조기사망을 유발한다는 보고서가 나왔다.

반면 EUGT가 내놓은 보고서는 “기존 연구들은 이산화질소가 사람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해 아직은 통일된 그림을 제시하지는 못한다”고 반박하고 디젤차 배출가스는 천식 등 “신체적으로 제 기능을 못하는” 사람들에게만 영향을 미친다고 주장했다.

신문은 EUGT가 설립된 이래 EUGT 연구자들이 지속적으로 디젤차량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이의를 제기해왔다고 보도했다.

EUGT와 접촉했던 한 연구자는 이런 자동차업계의 행태를 ‘외부’ 연구를 통해 2차 흡연은 해롭다는 주장을 반박하는 담배회사에 비유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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