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구진 “거대 빙하 2곳 다 녹으면 해수면 1m 올라가”
그린란드의 빙하 유실 속도가 지구 온난화로 최근 수년간 급격히 빨라져 세계 해수면 상승이 우려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고 12(현지시간) 영국 가디언과 미국 USA투데이 등이 보도했다.보도에 따르면 미국 어바인 캘리포니아대(UC어바인) 연구진은 그린란드 북동부의 거대 빙하 ‘자카리아 이스트롬’이 녹아 흐르는 속도가 3년 전부터 크게 빨라져 매년 50억t에 가까운 얼음이 유실되고 있다고 이날 과학전문지 ‘사이언스’(Science) 인터넷판을 통해 발표했다.
연구진은 레이더 촬영과 항공 측량, 위성사진 등을 토대로 최근 40년간 그린란드 지역 빙하의 변화를 관찰·분석한 결과 이 빙하가 최근 10년간 이전보다 빨리 녹아내리고 있으며 2012년에는 가속화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지적했다.
이 빙하는 분석대상 기간 가운데 초기 25년간은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했는데 2000년부터 조금씩 빠르게 움직이기 시작하더니 2012년부터는 이전보다 세배 정도 빠른 속도로 흐르고 있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자카리아 이스트롬이 최근 3년간 1년에 2㎞ 정도의 속도로 흘러내리고 있으며 이 속도는 매년 125m씩 증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현재 이 빙하가 바다와 만나는 지점에는 커다란 빙산들이 떨어져나오고 있다.
이처럼 끝 부분에서 ‘마개’ 역할을 하던 얼음판들이 불안정해지면서 현재 이 빙하에서 연간 45억t의 얼음이 바다로 흘러가고 있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이번 연구의 공동저자인 US어바인 지구시스템과학과의 에릭 리그노 교수는 “자카리아 이스트롬 빙하의 유실은 기온과 해수 온도 모두 상승했기 때문”이라며 “최근 수십 년간에 걸친 꾸준한 기온 상승으로 빙하 윗부분이 녹아내렸고 빙하 아래에서는 더 따뜻해진 해류의 영향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또한 이 빙하 북쪽에 있는 ‘니오갈프예르즈표르덴’이라는 이름의 또 다른 거대 빙하도 자카리아 이스트롬보다는 덜하지만 역시 빠른 속도로 녹고 있다고 지적했다.
연구진은 이 두 빙하가 그린란드에 있는 대륙 빙하의 12%를 차지하며 두 빙하가 모두 녹아 없어지면 전 세계 해수면이 1m가량 상승하게 된다고 경고했다.
빙하가 다 없어지기까지는 수세기가 걸리겠지만, 문제는 이런 추세가 최소 20∼30년간 계속될 것이라는 점이라고 연구진은 우려했다.
이 연구의 수석저자인 UC어바인의 제러미 모지노는 “그린란드의 빙하가 최근 10년간 엄청난 변화를 겼었으며 현재 빙산으로 조각나 바다로 흘러가고 있다”며 “이 추세는 앞으로 수십 년간 계속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앞서 유엔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는 2013년 보고서에서 현재 수준으로 온실가스가 방출되면 2011년까지 해수면이 최대 91.4㎝(3피트) 가량 상승하게 되며 이 경우 미국 뉴욕과 영국 런던, 중국 상하이, 호주 시드니 등 주요 도시가 물에 잠길 수 있다고 전망했다.
미국 비영리단체 ‘클라이밋 센트럴’(Climate Central)도 지난 8일 연구 보고서에서 지구 평균기온이 섭씨 4도 오르면 뉴욕, 상하이, 시드니, 인도 뭄바이 등을 포함해 6억 명 이상이 사는 지역이 침수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연합뉴스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