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테러> 교민·관광객 “공포의 밤…공관서 늑장 ‘대피’문자”

<파리 테러> 교민·관광객 “공포의 밤…공관서 늑장 ‘대피’문자”

입력 2015-11-14 16:01
수정 2015-11-14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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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러 오후 9시께 났는데 오후 11시35분에야 ‘테러발생대피’ 문자받았다”

“바타클랑 극장에서 인질 100여명을 한 명씩 차례로 쏴 죽였다는 소문이 돌았다. 너무 무서웠다”

동시다발 테러로 아수라장이 된 프랑스 파리에서 공포로 떨었던 교민들은 말그대로 악몽같은 ‘13일의 금요일’이었다고 입을 모았다.

13일(현지시간) 총기난사로 11명이 숨진 파리 10구의 식당 인근에 있던 박 정(25·여)씨는 “프랑스 시민들이 휴대전화를 보고는 갑자기 실내로 대피했다”며 “무슨 상황인지 몰랐던 외국인들은 여유 부리다가 뒤늦게 분위기를 파악하고 허겁지겁 도망쳤다”고 말했다.

테러 소식을 접한 교민들은 처음에는 이렇게까지 사상자가 많은 대규모 테러인 줄 몰랐다고 전했다.

마레지구에 있던 김모(32·여)씨는 “날뛰거나 소리 지르는 사람들이 곳곳에 보였다”라며 “어수선했던 거리는 테러리스트들이 사람들을 하나씩 차례로 살해하고 있다는 소문이 돌며 울음과 애도하는 소리로 가득찼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거리에 공허한 사이렌 소리만 울렸다”며 “인종에 상관없이 영화 같았던 밤에 다들 슬퍼하며 기도하는 분위기”라며 슬퍼했다.

날벼락같은 테러 소식에 파리 시민들은 에펠탑도 날아가는게 아니냐는 반응을 보였다고 김씨는 덧붙였다.

당시 에펠탑에 있던 관광객 김성민(28)씨는 “경찰차가 엄청나게 지나가 그제야 심각한 상황인 줄 알게 됐다”라며 “테러 전부터 관광지에는 순찰하는 무장군인들을 쉽게 볼 수 있었으나 테러가 난 식당같은 곳에는 군인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외교부의 뒤늦은 대응에 자국민 보호가 미흡하다는 지적도 일었다.

박씨는 “파리 10구에서 오후 9시께 테러가 일어났지만 외교부는 모두 대피해 거리가 한산해진 후인 오후 11시 35분에야 ‘테러 발생 대피’ 문자를 보냈다”고 말했다.

또 “밤늦은 시간이라서 그런지 외교부 상담원 연결도 안 되고, 사건사고 접수도 안 된다”고 불만을 나타냈다.

김씨도 “국경폐쇄라는 말을 들었으나 샤를 드골 공항은 여전히 비행기가 취소되지 않고 운항 중”이라며 “폐쇄가 육로만을 뜻하는지, 파리를 벗어날 수는 있는지 등을 알아보는 중인데 전혀 확인하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지난 10일 샤를 드골 공항에 도착했을 때 외교부에서 ‘대테러경보단계 최상급’ 알림문자를 보냈다며 “별일이 없을거라 생각해 그땐 문자를 대수롭지 않게 여겼으나 막상 테러가 나니, 전화도 안받고 문자 한 통으로만 자국민 보호를 하려는 느낌”이라고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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