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고심서 원심 뒤집혀…최소 15년형 불가피
2년 전 여자 친구에게 총을 쏴 숨지게 한 남아프리카공화국 의족 스프린터 오스카 피스토리우스(28)가 대법원 상고심에서 살인죄를 적용받았다.남아공 대법원은 3일(현지시간) 피스토리우스 사건에 대한 법률심에서 과실치사 혐의로 징역 5년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그의 살인 혐의를 유죄로 인정, 이 사건을 파기환송했다고 BBC와 AP통신 등이 보도했다.
로리머 리치 담당 판사는 이날 “피고가 높은 사양의 무기를 소지한 점으로 볼 때 그는 (화장실) 문짝 뒤에 누가 있든 (총격으로) 사망할 것이라고 예견했음이 분명하다”라고 밝혔다.
리치 판사는 또 “피고가 범죄 의도를 품고 있어 살인 혐의를 유죄로 인정했다”며 “이 사건은 제1심 법원으로 넘겨져 그에게 적절한 형이 선고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판결에 따라 현재 가택 연금 상태인 피스토리우스는 이제 교도소로 다시 돌아가게 됐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남아공에서는 살인죄의 경우 최소 15년형을 선고받을 수 있다.
이번 판결은 남아공 검찰이 1심에서 피스토리우스의 살인 혐의가 기각된 것에 불복, 대법원에 상고하면서 이뤄졌다.
피스토리우스는 지난해 원심에서 징역 5년을 선고받고 나서 1년간 복역한 끝에 지난 10월19일 가석방됐다.
이번 판결이 나온 직후 피해자의 아버지는 눈물을 흘리며 “이제 모든 것에 만족한다. 공정한 판결이 내려졌다”고 소감을 전했다고 현지 TV는 보도했다.
피스토리우스는 앞으로 헌법재판소에 헌법 소원을 낼 수도 있으나 그의 헌법적 권리가 침해를 당했을 때만 가능할 수 있다고 BBC는 전했다.
피스토리우스 가족은 “변호인단이 이번 판결문을 검토하고 나서 대응을 하겠다”고 밝혔다.
피스토리우스는 2013년 2월 프리토리아 동부의 자택에서 화장실 안에 있던 여자친구 스틴캄프(당시 29세)에게 총격을 가해 살해했으나 ‘외부인의 침입으로 오인해 총격을 가했다’는 주장이 받아들여져 원심에서는 살인이 아닌 과실치사 혐의를 유죄로 인정받았다.
의족을 단 그는 2012년 런던 올림픽에 출전해 비장애인과 겨룬 최초의 장애인 선수로 유명해졌다.
연합뉴스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