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반 부인에도 임시 지도자 선정 등 사망설 후속주장 속출
아프가니스탄 정부와 14년째 내전 중인 무장단체 탈레반의 최고지도자 물라 아크타르 무하마드 만수르가 내분으로 사망했다고 아프간 정부 측이 밝히자 탈레반이 강하게 부인하고 나섰다.자비훌라 무자히드 아프간 탈레반 대변인은 4일(아프간 시간) “혼란이 커지는 것을 막고 만수르가 무사함을 확신시키기 위해 그의 목소리를 녹음하고자 사람을 보냈다”고 말했다고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이 보도했다.
하지만 무자히드 대변인은 만수르의 소재에 관해 보안조치가 엄격해 그를 직접 만나기까지는 시간이 걸린다며 언제 음성이 공개될 것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탈레반의 공식 부인에도 이미 만수르를 대신할 임시 지도자가 선정됐다는 등 그의 사망설을 뒷받침하는 주장은 계속되고 있다.
앞서 아프간 부통령실 대변인은 지난 7월 말 탈레반 최고지도자에 취임한 만수르가 1일 파키스탄 퀘타에서 열린 지휘부 회의에서 참석한 지휘관과 말다툼을 하다 총에 맞아 사망했다고 밝혔다.
이후 파키스탄 현지어 TV인 ‘채널24’는 자체 소식통을 인용해 탈레반 2인자인 셰이크 하이바툴라 아쿤자다가 임시 탈레반 대표로 지명됐다고 보도했다고 신화통신이 5일 전했다.
로이터통신도 아쿤자다가 적절한 때에 만수르 사망 사실을 공개할 것으로 생각한다는 익명의 탈레반 고위 지휘관의 발언을 전했다.
만수르의 사망이 탈레반의 행보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는 엇갈린 관측이 나온다.
다울라트 와지리 아프간 국방부 대변인은 “만수르의 사망이 사실이라면 탈레반은 극심한 내분에 휩싸일 것”이라며 “탈레반에 큰 타격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 아프간 관리는 WSJ에 “탈레반은 붕괴 직전”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탈레반 정권 장관출신으로 아프간 정부의 평화협상에 관여하는 무하마드 아크바르는 “탈레반에는 경험있는 지휘관이 많기에 만수르의 사망이 큰 타격을 주지는 못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아프간 정부가 추진하는 탈레반과 평화협상도 전망이 엇갈린다.
만수르는 지난 7월 처음 이뤄진 평화협상 참가를 지지했으며 최근에도 대외 창구인 카타르 도하 정치사무소 대표를 새로 임명하는 등 대화에 적극적인 것으로 알려져 그의 사망으로 평화협상이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하지만 한 아프간 관리는 “탈레반이 내분에 휩싸여 쪼개지면 이들에게 평화 절차를 받아들이라고 설득하기가 더 쉬워질 것”이라고 로이터 통신에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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