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고려인 주인과 건설사 간 채무분쟁으로 패싸움 끝에”
러시아 모스크바 시내 한 한식당 앞에서 14일(현지시간) 총격전이 벌어져 현지인 최소 2명이 사망하고 8명이 부상했다고 수사당국이 밝혔다.당국에 따르면 이날 저녁 10시께 모스크바 시내 로츠델스카야 거리에 있는 한식당 ‘엘리멘츠’(Elements) 입구에서 현지인 남성 10여 명이 두 패로 나뉘어 패싸움을 벌였다.
몸싸움이 벌어지던 와중에 일부 가담자가 서로 상대편을 향해 호신용 권총으로 총격을 가하기 시작했고 약 20여 발의 총격이 오가면서 양측에서 사상자가 발생했다.
현지 경찰은 총격 사건으로 2명이 사망하고 8명이 부상했다고 밝혔다. 부상자들은 모스크바 시내 병원으로 후송돼 치료를 받고 있다.
경찰은 패싸움 가담자 3명을 난동과 살인 혐의 등으로 붙잡아 조사를 벌이는 한편 도주 가담자 추적에 나섰다.
수사당국 관계자는 이날 패싸움이 레스토랑 주인과 식당을 수리한 건설회사 직원들 사이에 벌어진 것이라고 인테르팍스 통신에 전했다.
레스토랑 측이 건설회사에 식당 수리비를 갚지 않으면서 채무 분쟁이 발생했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양측이 비호 세력들을 불러 논쟁을 벌이다 총격전으로 번졌다는 것이다.
패싸움 가담자 중에는 절도·납치 전과자, 경비업체 직원 등도 포함돼 있다고 수사당국은 설명했다.
사건 당시 레스토랑 안에선 현지인과 한국 교민 등이 식사를 하고 있었으나 이들 중에 피해자는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레스토랑에 있었던 한 교민은 “식당 관계자가 밖에서 총격전이 벌어진다며 대피하라고 해 옷도 제대로 챙기지 못한 채 뒷문으로 서둘러 대피했다”고 긴박했던 상황을 전했다.
모스크바 주재 한국 대사관 측은 “한인 피해 신고가 들어온 바 없다”고 밝혔다.
한식당 엘리멘츠는 한국 셰프 에드워드 권(본명 권영민)이 운영하는 이케이푸드(EK FOOD)가 러시아 고려인 사업가 등과 손잡고 지난 5월 말에 개업한 한식 전문 고급 레스토랑이다.
이케이푸드 측은 브랜드를 빌려주고 주기적으로 전문가팀을 보내 요리와 서비스를 점검하는 대가로 로열티를 받기로 했으며 설비 투자와 운영은 고려인 사업가 측이 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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