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법무부 “2011·2012년에도 테러 저지르려고 했다”
14명이 사망한 미국 캘리포니아 주 로스앤젤레스(LA) 동부 샌버너디노 총기 테러 사건 주범의 친구이자 이웃인 20대 남성이 테러를 도운 혐의로 체포됐다.일간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미국 법무부는 테러범 사예드 파룩(28)에게 이번 테러에 사용된 무기를 제공하는 등 중요한 지원을 한 혐의로 파룩의 친구 엔리케 마르케스(24)를 17일(현지시간) 체포해 기소했다.
마르케스는 2011·2012년 파룩과 함께 미국 내에서 테러를 저지르려고 계획했던 혐의도 받고 있다.
마르케스의 진술에 따르면 그는 2011년 말 파룩과 샌버너디노 남쪽의 리버사이드 커뮤니티 대학 도서관이나 식당을 공격하려고 했다.
출퇴근 시간에 고속도로에 폭탄을 설치하려는 구상도 했다.
그러나 당시 리버사이드에서 테러를 계획하던 다른 남성 4명이 적발돼 체포된 것을 보고 겁을 먹어 행동으로 옮기지는 않았다고 한다.
이런 계획은 모두 파룩이 샌버너디노 테러를 함께 저지른 아내 타시핀 말리크(29)를 처음 알게 된 2013년 이전에 세워진 것이다.
마르케스는 2011·2012년 돌격소총인 AR-15 두 정을 합법적으로 구입, 이후 총을 파룩에게 넘겼고 이 총들은 샌버너디노 테러에 사용됐다.
파룩과 말리크의 테러 범행 장소에서 발견된 파이프 폭탄에 들어간 폭발 물질도 마르케스가 구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마르케스는 등록된 딜러를 통해서만 총기의 명의이전이 가능하도록 한 캘리포니아 총기 법률도 위반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현재 마르케스가 이번 테러에 가담했거나 사전에 이를 알았다는 증거는 없다”면서도 “대량 살상을 저지르려는 파룩의 의도를 당국에 알리지 못한 것은 치명적인 결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마르케스와 파룩은 10대 시절부터 이웃으로 친하게 지냈고 함께 자동차를 수리하며 시간을 보냈다고 한다.
둘은 혼인관계로도 얽힌 일종의 인척이었다.
지난해 마르케스는 마리야 체르니크라는 여성과 결혼했고, 체르니크의 자매인 타티아나는 파룩의 형제와 결혼했다.
로이터통신은 마르케스가 파룩의 가족과 허위 결혼을 해 미국 이민 당국을 속인 혐의도 받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 연방수사국(FBI)은 마르케스가 사람들의 눈길을 끌려고 파룩과 보낸 시간에 대해 증언한 것은 아닌지 의심해 그의 진술을 입증하는 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마르케스는 최소 4년 전 이슬람으로 개종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 당국은 지난 2일 샌버너디노 테러가 난 지 사흘 뒤 마르케스의 집을 수색하는 등 그를 용의 선상에 올렸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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