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리셴룽 총리 ‘도둑’ 비판 블로거에 1억여원 배상 선고

싱가포르 리셴룽 총리 ‘도둑’ 비판 블로거에 1억여원 배상 선고

입력 2015-12-18 11:34
수정 2015-12-18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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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에서 정부의 강력한 언론 통제가 논란이 되는 가운데 리셴룽(李顯龍) 총리를 비판한 블로거에게 법원이 거액의 배상금을 선고했다.

18일 싱가포르 일간 더스트레이츠타임스에 따르면 고등법원은 리총리를 비판했다가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당한 블로거 로이 은겅(34)씨를 대상으로 리총리에게 15만 싱가포르달러(약 1억2천500만 원)의 배상금을 지불하라고 선고했다.

은겅씨는 지난해 자신의 블로그에서 리 총리가 국민연금기금인 중앙적립기금(CPF)을 운영하면서 기금을 잘못 운영했을 뿐 아니라 횡령했다고 주장해 리총리로부터 명예훼손혐의로 고소당했다.

리 세유 킨 판사는 판결문에서 “그는 CPF 정책을 비판하면서 원고를 도둑이라고 불렀다”며 “이는 악의적 행동”이라고 밝혔다.

은겅씨는 고소되고 나서 리총리에게 배상금으로 5천 싱가포르달러를 지불하겠다고 제안했으나 리 총리는 그가 사회적으로 이름을 알리려고 자신의 명예를 계획적으로 훼손했다며 거절한 바 있다.

이후 은겅씨는 소송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온라인 모금에 나서 8만 싱가포르달러 이상을 모금하기도 했다.

싱가포르는 아시아에서 1인당 국민소득이 가장 높은 등 경제발전에 성공했으나 국가의 사회통제가 엄격하고 언론자유도가 낮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집권층과 정부 고위 관리들은 자신들을 비판하는 정치인이나 언론인들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해 거액의 배상금을 물리는 사례가 적지 않았으며, 이때문에 일부 비판자들은 파산하기도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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