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원화가치 하락률 6%…7년만에 최대

올해 원화가치 하락률 6%…7년만에 최대

입력 2015-12-23 10:13
수정 2015-12-23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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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6개국 통화 약세…위안화 하락폭 21년만에 최대

올해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을 앞두고 계속된 달러 강세로 한국의 원화 가치가 달러화 대비 6% 이상 떨어졌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7년만에 최대폭이다.

또 세계에서 미국 달러화 대비 통화 가치가 하락한 나라가 10개 가운데 8개꼴인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블룸버그 자료에 따르면 22일 현재 세계 149개국 가운데 올 들어 달러보다 자국 통화 가치가 하락한 나라는 126개국으로 집계됐다.

한국 원화는 달러화 대비 가치가 6.3% 내려가 2008년(-26.0%) 이후 7년만에 가장 많이 떨어졌다. 원화 가치는 지난해(-3.8%)에 이어 2년 연속 내렸다.

원화는 일본 엔화(-1.5%)나 중국 위안화(-4.2%), 대만 달러(-3.5%), 싱가포르 달러(-6.0%) 등 주요 동아시아 통화 가운데 가치가 가장 많이 하락했다.

이는 한국이 글로벌 교역 둔화로 인한 영향을 크게 받았으며 달러 강세 현상과 맞물려 국내에서 외국인 자금이 상대적으로 많이 유출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배민근 LG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은 “한국은 인근 국가보다 세계 교역 둔화에 상당히 민감한 영향을 받아 수출 둔화로 통화 가치가 떨어졌다”면서 “외국인 자금이 많이 들어와 있는데, 기본적으로 자금 유출입이 빈번히 일어나기 때문에 달러 강세 영향으로 자금이 많이 빠져나간 것 같다”고 말했다.

내년에는 위안화가 추가 절하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중국과 수출에서 경쟁해야 하는 한국 등의 부담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창선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위안화의 절하 속도가 빨라지면 중국과 경쟁 관계에 있는 나라들이 위안화 가치 하락으로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편, 세계에서 통화 가치가 가장 많이 떨어진 나라는 아제르바이잔(-49.5%)이었으며 카자흐스탄(-45.2%)이 뒤를 이었다. 이들 나라는 달러 페그제를 포기하고 변동환율제를 도입해 통화 가치가 추락했다.

잠비아(-41.8%), 모잠비크(-34.0%)와 최근 환율 통제를 해제한 아르헨티나(-34.0%), 브라질(-33.7%) 등의 통화도 낙폭이 컸다.

전체 149개국 통화의 달러화 대비 하락률은 9.2%로 집계됐다.

통화 가치 하락률이 두자릿수인 나라는 58개국이었으며 이 가운데 20% 이상인 나라도 23개국이었다.

통화 가치가 오른 나라는 20개국이었다. 소말리아가 12.9%, 감비아는 9.8% 각각 올랐으며 나머지 나라는 상승폭이 1% 안팎으로 미미했다.

이밖에 파나마, 에콰도르, 바하마 등 달러화 사용국을 포함해 12개국은 변동이 없었다.

블룸버그가 꼽은 31개 주요 통화 가운데서는 이스라엘 셰켈과 홍콩 달러를 제외한 29개의 가치가 떨어졌다.

주요 통화 가운데 아르헨티나 페소와 브라질 헤알화의 하락폭이 각각 34.0%와 33.7%로 가장 컸다. 콜롬비아 페소는 28.6%, 남아프리카공화국 랜드화는 23.3% 떨어졌으며 터키 리라와 말레이시아 링깃은 각각 20.0%와 18.8% 하락했다.

위안화는 4.2% 떨어져 올해 달러화 대비 가치 하락폭이 1994년 이후 21년만에 최대를 기록했다.

주요 10개국(G10) 통화 가운데 캐나다 달러(-16.9%)의 낙폭이 가장 컸다.

이밖에 노르웨이 크로네가 15.6%, 멕시코 페소가 14.1%, 호주 달러는 11.9% 각각 내렸다.

스위스 프랑의 하락폭은 0.4%에 불과했고 영국 파운드화는 4.5%, 인도 루피는 4.9%, 싱가포르 달러는 6.3% 각각 떨어졌다.

이승호 자본시장연구원 국제금융실장은 올해 특히 신흥국 통화 약세가 심했다면서 “달러가 1년반 동안 25% 이상 오른데다 신흥국에서 자금이 유출될 것이라는 기대로 환율이 움직였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달러가 꺾이기 시작했다면 신흥국별로 차별화한 모습이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달러 강세는 정점에 이르렀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HSBC 은행은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내년에 기준금리를 점진적으로 올리면 달러 가치가 G10 통화 대비 약세를 보일 것이라고 최근 예상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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