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인과 돈문제 다투거나 모욕감 주면 안돼…우리 수사팀 파견, 범죄 억제효과”
김재신 주필리핀 한국대사는 23일 “치안 불안으로 강력 사건이 잇따르는 필리핀의 한인 밀집 지역에 폐쇄회로(CC) TV와 차량 블랙박스 등의 설치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23일 서울 종로구 도렴동 외교부에서 열린 재외국민보호 강화 관계부처 대책회의에서 이기철 재외동포영사대사가 국외 테러 대비 및 필리핀내 재외국민보호 방안에 대해 모두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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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대사관은 현지 한인회와 함께 안전 세미나를 개최하는 동시에 한인 상대 각종 사건이 빈발하는 중부 관광도시 앙헬레스와 말라떼 지역의 21곳에 CCTV 58대를 추가로 설치하고 있다. 차량에 블랙박스를 장착하는 캠페인을 벌이며 일부 비용을 지원하고 있다.
김 대사는 “범죄를 예방하고 사건이 일어났을 때 증거를 확보하려는 조치”라며 “한국인 범죄자가 필리핀을 도피처로 활용하는 것을 막기 위해 필리핀 관계기관과 협조해 올해 50여 명의 도피자를 한국으로 송환했다”고 말했다.
그는 “교민들이 상대적으로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어 범죄의 대상이 되곤 한다”며 “필리핀에서는 사업 과정에서 분쟁이 생길 때 이를 해결하려고 청부 살인에 의존하는 일이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올해 들어 필리핀에서 살해된 한국인은 11명(10건)이다. 이중 금품을 노린 강도와 납치 살인 사건이 4건, 가족이나 동거인과의 갈등에서 비롯된 살인 사건이 2건, 이권 관계로 인한 청부살해 사건이 1건 등이다.
김 대사는 “계획적이고 의도적인 범행이 많다”며 “현지인과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고 돈 문제로 다투거나 원한을 사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필리핀 사람은 공개적으로 잘못을 지적당하면 모욕감을 느껴 보복하려는 경향이 있다”며 “거주지의 자체 방범 시설을 강화하고 위험한 지역은 피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김 대사는 50대 교민 피살 사건에 우리 수사팀이 파견돼 필리핀 경찰과 공조 수사를 벌이는 것과 관련, “강력 범죄를 억제하는 상징적 효과가 클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 대사는 “한인을 상대로 범죄를 저지르면 전문성을 갖춘 한국 수사관이 와서 함께 수사를 한다는 인식을 심어줄 것”이라며 “필리핀 경찰의 수사도 독려하는 효과를 거둘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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