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조 타투인행성’ 튀니지 스타워즈 열풍에 씁쓸

‘원조 타투인행성’ 튀니지 스타워즈 열풍에 씁쓸

입력 2015-12-23 21:12
수정 2015-12-23 2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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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가 ‘스타워즈’ 시리즈의 신작 ‘스타워즈 7:깨어난 포스’ 열풍에 휩싸였으나 이 광경을 씁쓸한 입맛을 다시며 바라보는 곳이 있다.

1977년 역사적인 스타워즈 첫 번째 에피소드가 제작된 튀니지다.

당시 조지 루카스 감독은 황량하면서도 인간의 손이 닿지 않은 튀니지의 사하라 사막 북부를 태양이 두 개 뜨는 외계행성 타투인으로 창조해 냈다.

타투인에 사는 주인공 루크 스카이워커가 랜드스피더를 타고 기암괴석으로 둘러싸인 계곡과 황무지를 가로지르며 전 세계 영화팬을 매료시켰던 곳이 바로 이곳이다.

스타워즈 시리즈의 ‘성지’나 다름없던 튀니지 사막의 현재 모습은 을씨년스럽기 그지없다.

중동 전문매체 MEE는 최근 스타워즈 열풍 뒤편에서 더욱 쓸쓸해진 튀니지의 세트장에 대한 기사를 실었다.

스타워즈 ‘광팬’들이 영화의 배경으로 등장한 튀니지를 끊임없이 찾아온 덕분에 촬영장은 세월이 지나도 여전히 활기를 띠었다고 한다.

‘스타워즈:보이지 않는 위험’이 개봉한 1999년이 전성기였고 5번째 에피소드인 ‘스타워즈 : 클론의 습격’(2002년)까지만해도 튀니지에서 일부 촬영됐다.

튀니지 언론인 와히드 압바스(34)는 “1998년에 매우 유명한 영화를 찍는 데 아르바이트가 필요하다고 해서 거기서 일했다”며 “제작사 루카스필름은 세트장을 짓는 데 주민들을 고용했고 임금도 높았다”고 기억했다.

그러나 2011년 ‘아랍의 봄’ 이후 튀니지는 물론 인근 리비아의 정세가 불안해진데다 수니파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 등 테러조직이 북아프리카에 활개를 치기 시작하면서 스타워즈 관광객이 급감했다.

특히 영화의 세트장이 리비아와 멀지 않은 곳인데다 인적이 드물어 치안이 매우 불안해졌다.

스타워즈가 촬영된 나프타 지역 모스 에스파에서 관광가이드로 일하는 살렘 벤(63)은 “하루에 관광객이 1∼2명밖에 오지 않는다”며 “나도 스타워즈에 대해선 잘 모른다”고 말했다.

촬영장으로 가는 길목인 토즈르엔 한때 호텔이 18곳이 성업했지만 현재 2곳만 문을 열었을 뿐이다.

튀니지 정부도 세계적인 명소가 될 수 있는 촬영장에 별다른 투자를 하지 않았다.

이번에 스타워즈의 신작 개봉에 맞춰 튀니지 정부가 ‘원조 타투인 행성’이라는 점을 부각해 관광객을 끌어모아야 한다는 여론이 있었지만 흐지부지됐다.

“스타워즈 개봉과 관련된 새로운 움직임이 있느냐”는 MEE의 질문에 튀니지 관광부는 “현재 없으며 앞으로도 없을 것”이라고 일축했다.

튀니지의 내부 상황도 스타워즈 열풍과는 거리가 멀다.

튀니지 정부는 지난달 대통령 경호원 버스를 겨냥한 자살폭탄 테러로 선포한 국가비상사태를 내년 2월21일까지 두 달 더 연장한다고 밝혔다.

‘스타워즈:깨어난 포스’에서 타투인 대신 새로운 배경으로 나오는 행성 ‘자쿠’는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 사막에서 촬영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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