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무슬림 또 美입국 거부…“트럼프 공약 벌써 실현?”

영국 무슬림 또 美입국 거부…“트럼프 공약 벌써 실현?”

입력 2015-12-24 10:07
업데이트 2015-12-24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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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랜드행 무산된 가족 이어 영국인 이맘 비자취소“유사사례 20건 더 있다…입국금지는 트럼프에게 승리안길 것”

미국 디즈니랜드를 방문하려던 영국 무슬림 가족이 미국 입국을 거부당해 논란이 이는 가운데 영국인 이맘(이슬람 성직자)의 미국행도 거절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그와 비슷하게 입국이 거부된 사례가 20건 더 있다는 주장까지 제기돼 미국 공화당의 대선 선두주자인 도널드 트럼프가 선언한 ‘무슬림 입국 전면 금지’가 벌써 현실에서 나타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3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과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영국인 이맘인 아즈말 마스루르(44)는 지난 17일 런던 히스로 공항에서 뉴욕행 버진애틀랜틱 항공기를 탈 예정이었지만, 출국 수속 중에 저지당했다고 밝혔다.

마스루르는 올해만 여러 차례 미국을 다녀왔고 추가 검문이나 가방 검색을 받는 데 익숙해졌다면서 “그러나 이번에는 여권을 제시하자 그들이 나를 한쪽으로 데려갔다”고 설명했다.

마스루르는 이어 미국 대사관에서 나왔다는 한 남성이 자신의 여행 일정과 목적 등을 묻고 사소한 질문 몇 가지를 더 하더니 “당신 비자는 취소됐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는 작년 일종의 비자 면제 프로그램인 ‘전자여행허가제’(ESTA) 신청이 거절되자 다시 상용·관광(B-1·B-2) 비자를 신청해 발급받았으며 이후 5차례 미국을 방문했다.

이번 방문에서는 뉴욕 퀸스에 있는 모스크(이슬람사원)에서 예배를 이끌고 친지들을 만날 계획이었다.

지난 2010년 영국 총선 때 런던 동부의 한 지역구에서 자유민주당 후보로 출마해 당선자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20% 표를 얻은 마스루르는 극단주의자들을 공개적으로 비판하는 발언으로 살해 위협을 받은 적도 있다고 전했다.

런던 주재 미국 대사관은 비자 취소 논란에 대해 “대사관은 이 문제를 인지하고 있으며 당사자와 연락하고 있으므로 이 시점에서 공공연한 논평은 더 하지 않겠다”고 구체적인 언급을 삼갔다.

최근 영국인 무슬림의 미국 입국 거부는 그가 처음이 아니다.

앞서 모하마드 타리크 마흐무드를 비롯한 영국인 가족 11명은 로스앤젤레스(LA) 디즈니랜드 등에 놀러 갈 계획을 세우고 지난 15일 런던 개트윅 공항에서 출국하려다가 미 국토안보부 직원들로부터 아무런 설명 없이 여행 허가가 취소됐다는 통보를 받았다는 사실이 전날 보도됐다.

이와 관련해 마스루르는 그와 비슷한 사례가 20건가량 더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도 전했다.

그는 또 트럼프가 무슬림의 미국 입국을 전면적으로 막아야 한다고 발언해 미국 대선판이 시끄러워진 최근 들어 미국행이 더 까다로워진 것 같다고 주장했다.

인디펜던트에 따르면 마스루르는 “트럼프의 발언은 위험하며 미국과 다른 나라의 외교 문제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에서도 “이런 (입국) 금지는 트럼프와 그의 광팬들에게 승리를 안겨다 줄 것”이라며 “미국이 트럼프의 정책 공약을 지지하지 않는다면 무고한 무슬림들의 미국 입국을 막아서는 안 된다”고 썼다.

무슬림 가족의 입국 금지를 공론화한 스텔라 크리시 노동당 하원의원도 영국 무슬림들 사이에서 트럼프의 공약이 점점 현실이 되고 있다는 두려움이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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