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서 흑인 여대생, 몰매·봉변 당해…외교문제 비화

인도서 흑인 여대생, 몰매·봉변 당해…외교문제 비화

입력 2016-02-04 17:13
수정 2016-02-04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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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남부에서 아프리카 탄자니아 출신 흑인 여대생 3명이 현지 주민들에 의해 집단 구타당하고 옷이 찢기는 등 봉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져 외교문제로 비화됐다.

4일 일간 타임스오브인디아 등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오후 7시30분(현지시간) 인도 남부 카르나타카 주 벵갈루루에서 탄자니아 여대생과 친구 3명이 차를 타고 가다 주민 200여 명이 차를 세우는 바람에 차에서 내렸다.

이 여대생은 근처에 있던 경찰관에게 무슨 일인지 물었지만 아무런 답을 얻지 못했고 그 순간 무리에 있던 사람들이 이들 일행을 때리기 시작했다. 경찰관은 주민들의 구타를 제지하지 않았다.

올해 21세인 이 여대생은 주민들이 자신의 상의를 찢어 벗긴 채 끌고 다녔다고 주장했다. 여대생 일행은 주민들을 피해 버스와 인근 상점쪽으로 달아났지만 성난 군중은 이들을 쫓아오며 구타를 계속했고 한 병원에 들어서서야 겨우 폭행을 피할 수 있었다.

주민들은 이들이 내린 차를 불 태웠다.

이날 주민들이 모인 것은 30분 전 이 장소에서 아프리카 수단 출신 한 흑인 남학생이 차를 몰고 가다 현지 여성을 치어 숨지게 했기 때문이었다.

주민들은 이 수단 학생을 차에서 끌어내 구타했지만 그는 군중에서 벗어나 달아났다.

주민들은 이후 현장에 나타난 탄자니아 여대생 일행을 이 수단 남학생과 관련있는 것으로 생각한 것 같다고 당국자는 말했다. 실제로는 탄자니아 여대생과 수단 학생은 전혀 모르는 사이였다.

탄자니아 여대생은 3일 경찰에 출석해 피해 사실을 진술했고 경찰은 집단 구타에 가담한 혐의로 주민 5명을 체포했다.

하지만 카라나타카 주 내무부 장관은 이 여성이 옷이 벗겨진 채 끌려다녔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인도 주재 탄자니아 대사관은 “21세기에 일어나서는 안되는 일이 벌어졌다”며 관련자 처벌을 포함해 인도 정부의 단호한 조치를 요구했다.

수슈마 스와라지 인도 외교장관은 “벵갈루루에서 탄자니아 여성이 당한 부끄러운 사건에 대해 가슴아프게 생각한다”며 “모든 외국인 학생에 대해 안전을 보장하고 관련자를 엄벌할 것을 지방 정부에 요청했다”고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밝혔다.

한편 이 사건과 관련해 인도 내에서 인종차별 사건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칼럼니스트 소하이브 다니알은 인도 뉴스포털 스크롤에 “피해 여성이 집단 폭행 당한 것은 인종 때문”이라며 과거에서 뉴델리 등에서 아프리카인을 집단 폭행한 사례가 있다며 인도 내에 피부색에 따른 차별이 있다고 비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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