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 라오스서도 ‘추악’ 행태…주민 반발

중국인, 라오스서도 ‘추악’ 행태…주민 반발

입력 2016-02-12 10:53
수정 2016-02-12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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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부지역서 불법 채광·벌목·농장 운영

중국인이 동남아의 유일한 내륙 국가 라오스에 몰려들면서 불법으로 광산 개발, 벌목, 농장 경영 등에 나서면서 추악한 면모를 드러내 현지 주민들이 반발과 항의에 나섰다.

라오스 북부 우돔사이주(州) 웅지구 나미엥에서 바나나 농장을 운영하는 중국인 농장주가 최근 자동 소총으로 무장한 경비원들을 고용해 현지 주민들을 감시하며 노동을 강요한 데 대해 노동자들이 항의했다고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이 11일 보도했다.

익명을 요구한 이웃 마을의 촌장은 RFA와의 인터뷰에서 라오스에선 군인과 경찰 외에 민간인의 총기 휴대는 불법이라면서 이 농장주가 부당 행위로 경찰에 고발됐다고 폭로했다.

농장주는 이밖에 50여 명의 노동자들에게 보호 장비와 보호복을 지급하지 않은채 열악한 노동 조건 아래 농약 살포와 위험한 노동을 시키면서 일당 5만킵(7천500원)의 저임금을 지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돔사이주 경찰국 관계자는 “중국인이 그런 짓을 했다면 옳지 않다”며 “사건을 조사하겠다”고 말했다.

라오스 북부에선 다수의 중국 기업들이 이와 비슷한 노동 조건 속에서 바나나 플랜테이션을 경영하고 있고 광산 개발과 벌목 등 사업을 벌이면서 각종 불법 행위를 하고 있다고 미국의 소리(VOA) 방송은 전했다.

중국이 20년 전 라오스에 진출하면서 대기업 중심으로 도로건설, 수력발전소 건설 등 대형 공사를 벌일 때는 현지 주민들의 반발이 없었으나 중국 중소기업들의 진출이 이어지면서 불법으로 광산개발, 벌목 등에 나서자 현지 주민들은 문화와 심리적 충격에 휩싸이기 시작했다.

후난(湖南)성, 광시(廣西)자치구, 윈난(云南)성 등에서 몰려든 중국인들은 당국에 뇌물을 주고 현지 주민들의 토지를 강제 수용해 농장을 만들고 불법 채광과 벌목에 뛰어 들었다.

중국인들이 몰려들면서 우돔사이주 만스시에는 중국어 간판을 단 여관,음식점, 건축자재상,진료소들이 대량으로 생겨났고 중국인 택배회사까지 등장했다.

이 곳에 사는 중국인 린(林)모씨는 “현지에 10년 거주해 시민권을 취득했다”면서 “이곳에선 큰 돈을 벌지는 못해도 중국에 비해 경쟁이 덜 치열하고 스트레스가 적어 살만하다”고 말했다.

루앙남탄주의 한 은행원은 “당국은 서민의 생활 대책에 무관심하다”면서 “중국인의 투자로 가난한 농촌에 일자리가 생겨나고 있다”고 당국을 비판했다.

동남아 유일의 내륙 국가로 자급 자족의 농업에 의존하고 있는 리오스는 항구가 없고 대외교통이 불편해 외자 유치가 어려운 상황에서 중국이 투자를 확대하자 환영하는 분위기이다.

중국이 2013년 베트남과 태국을 제치고 라오스의 1위 투자국과 무역 파트너가 되면서 라오스에는 중국어 학습 열기가 고조되고 있다.

이에따라 중국은 라오스에 중국어 교사를 파견하고 있고 중국 쑤저우(蘇州)대학은 수도 비엔티안에 분교를 설립하기도 했다.

친 베트남에서 친중국으로 외교 노선을 바꾼 라오스는 그러나 지난 1월 일당 독재 중인 인민혁명당 당대회에서 친 베트남 인사인 분앙 보라시트가 중앙위원회 총서기에 당선되면서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줄어들 계기가 마련됐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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