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캘리아 美대법관은 동성결혼·낙태 등 반대한 ‘보수의 선봉’

스캘리아 美대법관은 동성결혼·낙태 등 반대한 ‘보수의 선봉’

입력 2016-02-14 11:28
수정 2016-02-14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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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현지시간) 숨진 앤터닌 스캘리아(79) 미국 연방대법관은 지난 30년 동안 대법원의 보수적 판결을 이끌어 온 핵심 인물이다.

총기허용, 낙태, 동성애 등 굵직한 이슈에서 늘 보수적인 판단을 내렸으며 헌법에 쓰인 그대로의 해석을 중요시하는 ‘원본주의자’(Originalist)로 유명하다.

스캘리아 대법관은 1936년 미국 뉴저지주(州) 트렌턴의 이탈리아 이민자 집안에서 독자로 태어나 집안의 기대를 한몸에 받으며 자랐다.

학업 성적이 좋아 엑세비어 고등학교의 졸업생 대표였으며 조지타운대를 수석, 하버드 로스쿨을 차석으로 졸업했다.

이후 클리블랜드에서 6년간 법무법인에서 실무 경력을 쌓다가 버지니아대에서 교수를 지냈고 공화당 닉슨·포드 행정부 시절에는 백악관과 법무부 등 정부기관에서 일했다.

법관 경력을 쌓은 것은 1982년 워싱턴DC 연방고등법원에서 일하면서부터다.

스캘리아 대법관은 1986년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 재임 시절에 연방대법관으로 지명됐으며, 상원의 만장일치를 거쳐 사상 첫 이탈리아계 미국인 대법관에 이름을 올렸다.

이후 연방대법원에서 총기 소지와 사형 제도 존치 등을 강하게 옹호하고 동성애 문제에 대해서는 강하게 반대하는 등 강경 보수의 목소리를 내왔다.

특히 그는 독실한 가톨릭교도로 낙태에 강하게 반대해왔다.

이를 반영하듯 그는 아홉 자녀를 두고 있으며, 평소에도 “신이 우리에게 자식을 주시면 우리는 자식을 키우는 것”이라는 신념을 밝혀왔다.

지난해 6월 대법원이 동성결혼 합헌 결정을 내릴 당시에도 반대표를 던졌던 스캘리아는 이후 그 결정을 “미국 민주주의에 대한 위협”이라고 반발하기도 했다.

지난해 말에는 오스틴 텍사스대의 ‘소수인종 우대정책’ 위헌 여부를 재심의하면서 흑인을 비하하는 발언을 해 논란에 휩싸였다.

당시 스캘리아 대법관은 “미국 흑인 과학자의 대다수는 텍사스대 같은 명문대 출신이 아니라 수업을 따라잡아야 한다는 압박을 받지 않는 좀 처진 대학 출신”이라고 말했다.

이는 흑인 학생의 지식습득 능력이 뒤떨어진다고 해석될 여지가 있는 발언이어서 흑인 출신 의원들의 강한 반발을 불렀다.

그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핵심 정책이었던 ‘오바마케어’(건강보험개혁법)에도 위헌 쪽에 표를 던지기도 했다.

스캘리아 대법관의 영향력이 워낙 막강하자 조 바이든 부통령이 “내가 상원의원으로서 표결했던 1만5천 표 가운데 가장 후회되는 것이 스캘리아 대법관을 인준한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전했다.

보수파의 선봉이던 스캘리아 대법관이 숨지면서 연방대법원의 이념 지형에도 변화가 생길 전망이다.

현재 연방대법원의 대법관 구성은 스캘리아 대법관을 포함해 보수 5, 진보 4로 갈려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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