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의사협회 “건강권 침해”…위헌 소송 방침

터키 정부가 담배를 피운 폐암환자는 건강보험의 혜택을 받지 못하도록 규정을 바꿔 법조계와 의료계가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고 터키 일간 휴리예트가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터키 사회보험공단(SGK)은 지난 3일부터 시행한 건강보험 규정 개정안에서 폐암 진단을 받은 환자가 흡연 습관이 있다면 약품 구입비를 자부담하도록 했다.

이에 앙카라 변호사협회는 이 규정이 헌법에서 보장된 건강권을 침해한 것이라며 위헌 소송을 제기하겠다고 밝혔다.

하칸 잔두란 협회장은 “헌법 56조에 ‘국민 모두’라는 용어가 있으며 이는 모두가 건강권을 보장받는다는 뜻”이라며 “개인의 기호인 흡연이 (개정 규정에 따라) 국가로부터 처벌받게 된다”고 말했다.

터키의사협회(TTB) 역시 헌법재판소에 소송을 제기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데브림 균교르 앙카라대학 법학과 교수는 “일방적이고 모호한 건강보험 개정안은 불법”이라며 “실수와 개인적 기호에 따라 한 사람이 죽도록 내버려 둘 수는 없다”고 비판했다.

흡연에 강경한 입장으로 유명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은 최근 연설에서 “‘흡연의 자유’라는 자유는 없다. 자살할 자유나 불치병에 걸릴 자유는 없다”며 “국가가 범죄나 테러리즘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할 의무가 있듯이 국민을 담배와 술, 마약으로부터 보호해야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