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장 관리하던 현지 근로자…한국 경찰-현지 수사당국 ‘찰떡 공조’
지난해 12월 중미 과테말라에서 봉제공장을 운영하다가 숨진 채 발견된 50대 한인 남성의 살해 용의자 2명이 붙잡혔다.20일(현지시간) 과테말라 대한민국 대사관과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날 오전 과테말라 경찰은 지난해 12월 자신의 승용차에서 숨진 채 발견된 박모(55)씨를 살해한 혐의로 2명을 붙잡았다.
장인과 사위 관계인 A씨(45)와 B(33)씨는 살해된 박씨의 봉제공장 2층에서 거주하며 장기간에 걸쳐 공장을 실제로 관리하던 현지 근로자인 것으로 밝혀졌다.
이들의 검거에는 과테말라 한국 대사관과 한국 경찰청의 숨은 공이 컸다.
현지 경찰과 한국 경찰청은 사건 당시 폐쇄회로(CC)TV를 분석해 사건 당시 시신 유기장소까지 박씨의 차량을 뒤따르던 수상한 차량을 발견했고, A씨가 이 차량을 실제로 사용한다는 사실을 파악했다.
이후 대사관 측은 과테말라 수사 당국에 용의자들을 체포한 뒤 분리 심문을 통해 충분히 범행을 밝힐 수 있다고 지속적으로 설득한 것으로 전해졌다.
덕분에 이번 용의자 체포는 살인사건 해결률이 3% 안팎에 불과한 과테말라에서 이례적일 만큼 신속하게 진행됐다.
검거 작전에는 과테말라 현지 경찰 수사관 12명을 비롯한 30명이 동원됐다. 현지 경찰은 범행에 사용된 차량도 압수했다.
용의자들은 박씨가 발견 당시 둔기 등에 심하게 구타를 당해 얼굴 형태조차 알아볼 수 없었을 정도였던 데다가, 휴대전화 등 도난당한 금품이 없는 점으로 미뤄 원한 등을 이유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현지 경찰은 추정하고 있다.
신동욱 과테말라 한국 대사관 경찰영사는 “사건 발생 직후부터 현지 수사 당국에 지속적으로 수사 관련 정보와 자문을 제공하면서 엄정하고 신속한 수사를 촉구했다”면서 “한국 경찰청이 CCTV 영상을 분석해 용의 차량의 특징을 통보하는 등 양국 수사 당국의 공조가 원활히 이뤄졌다”고 말했다.
박 씨는 앞서 지난해 12월14일 오후 6시께 공장에서 일을 마치고 가족에게 카카오톡 메시지로 ‘30분 뒤에 집에 돌아간다’는 메시지를 남기고 연락이 끊겼다가 다음 날 자신의 승용차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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