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중국해 판결후 美中 대치에 ‘불똥 튈라’ 눈치보는 동남아

남중국해 판결후 美中 대치에 ‘불똥 튈라’ 눈치보는 동남아

입력 2016-07-13 16:51
업데이트 2016-07-13 16:51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국제분쟁중재기구 상설중재재판소(PCA)의 남중국해 판결 이후 남중국해를 둘러싼 미국과 중국 간의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동남아 국가들이 숨죽이고 있다.

‘강 대 강’ 대치를 예고한 양측 가운데 일방을 지지하거나 자극하는 것이 득이 될 게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13일 현지 언론에 따르면 싱가포르 외무부는 성명을 통해 “싱가포르는 분쟁 당사국이 아니다. 따라서 우리는 영유권 분쟁에 관해 어느 편도 들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특히 성명은 자국을 ‘소국’(small state)으로 표현하고, 당사국인 중국 및 필리핀과의 관계를 ‘오랜 우호 관계’(longstanding and friendly relations)로 묘사하면서, 당사국들에 자제력을 발휘해 긴장을 고조시키는 행동을 삼갈 것을 촉구했다.

남중국해 판결을 둘러싼 갈등에 휘말리고 싶지 않다는 의사와 함께 중국과 미국간 대치 국면에서 발생할 수 있는 충돌도 원하지 않는다는 뜻으로 읽힌다.

다만, 성명은 “위협이나 무력이 아닌 유엔해양법협약(UNCLOS)을 비롯한 국제법상의 보편적으로 인식되는 원칙에 따른 분쟁의 평화적 해결을 지지한다”는 기존의 중립적인 입장도 재차 확인했다.

태국,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도 표현은 다르지만 비슷한 수위의 의견을 내놓았다.

판결 직전에 발표된 태국 외무부 성명은 “남중국해 문제는 상호 신뢰와 공평한 이익이라는 원칙을 바탕으로 풀어야 한다”면서 중국과 동남아시아국가연합(아세안) 간의 오랜 우호 관계를 강조했다.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도 모든 당사국이 자제력을 발휘해야 하며 결코 남중국해에서 긴장을 조성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특히 이들 국가는 지난 2002년 해양 영토 분쟁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해 중국이 아세안과 체결한 남중국해 분쟁 당사국 행동선언(DOC)의 이행과 함께 구속력 있는 이행 방안을 담은 ‘남중국해 분쟁 당사국 행동수칙’(COC)의 조속한 제정을 한목소리로 요구했다.

10개 아세안 회원국 가운데 필리핀과 베트남은 중재재판소 판결을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그동안 남중국해 문제에 관해 중국의 편을 들었던 캄보디아와 라오스 그리고 브루나이, 미얀마는 아직 별도의 입장 표명을 하지 않았다.

한편, 아세안 회원국들이 남중국해 문제 해법을 놓고 분열 양상을 보이는 가운데, 아세안 회원국이 공식 트위터 계정에 이번 판결에 대한 입장을 게시했다가 삭제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싱가포르 일간 더스트레이츠타임스는 아세안 사무국이 전날 공식 트위터 계정에 “아세안은 유엔해양법협약(UNCLOS)을 비롯한 보편적으로 인정되는 국제법을 존중하며 회원국들은 남중국해 행동선언(DOC)을 완전히 이행하겠다는 약속을 거듭 재확인한다”는 글을 올렸다가 삭제했다고 전했다.

연합뉴스
많이 본 뉴스
공무원 인기 시들해진 까닭은? 
한때 ‘신의 직장’이라는 말까지 나왔던 공무원의 인기가 식어가고 있습니다. 올해 9급 공채 경쟁률은 21.8대1로 32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공무원 인기가 하락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낮은 임금
경직된 조직 문화
민원인 횡포
높은 업무 강도
미흡한 성과 보상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