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연구진 “수족관 고래들은 모두 치통 환자…65% 상태 심각”

국제 연구진 “수족관 고래들은 모두 치통 환자…65% 상태 심각”

입력 2017-10-13 12:47
수정 2017-10-13 1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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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한성 통신원 = 사람들에게 붙잡혀 수족관 등에서 살아가는 범고래들은 사람과 마찬가지로 치통으로 고생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12일 뉴스허브 등 뉴질랜드 언론에 따르면 뉴질랜드 오타고 대학교수 등으로 이루어진 국제 연구진은 미국과 스페인 등지 수족관에서 살아가는 고래 29마리를 조사한 결과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100% 모두 이가 손상된 사실을 발견했다.

연구진의 존 젯 미국 스텟슨 대학교수는 “모든 고래의 이가 어떤 형태로든 손상돼 있었다”며 “아랫니 손상 정도를 보면 보통에서 심한 경우가 65% 이상이었다. 대부분 콘크리트나 쇠로 된 탱크 표면을 씹어서 생긴 결과”라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특히 조사한 고래들의 61% 이상은 이에 구멍이 뚫려 안에 있던 부드러운 펄프 조직이 제거된 상태였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그러나 고래들이 이에 난 구멍을 메우거나 덮개를 씌우는 게 아니므로 구멍이 나 있는 상태 그대로 살아갈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오타고 대학 캐롤리나 로크 박사는 “이의 펄프 조직이 드러날 만큼 닳게 되면 감염과 질병의 통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연구진의 제프 벤터 박사는 이에 구멍이 나면 매우 약해져 부러지기도 쉽다며 “이 손상이 사람들에게 잡혀서 사는 고래들의 가장 큰 비극으로 건강과 생명을 위협하고 만성적인 항생제 요법으로 고래의 면역체계를 해칠 위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두 번째와 세 번째 아랫니의 60% 이상이 부러져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는 이에 생긴 구멍 때문일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말했다.

벤터 박사는 자신이 고래 조련사로 있을 때 고래들이 턱으로 철문을 때리다 이를 부러뜨리는 경우를 직접 목격한 바 있다고 말했다.

연구진의 일원으로 지난 30년 동안 야생 고래를 연구해온 뉴질랜드 고래 전문가 잉그리드 비서 박사는 “사람들이 고래를 수족관에 가두는 게 고래에게 몹시 나쁘다는 걸 알고 있다”며 “이번 연구는 고래의 건강과 복지가 어떻게 손상될 수 있는지 잘 보여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고래 이의 뿌리가 얼마나 크고 신경체계가 사람들과 비슷하다는 사실을 고려한다면 이 손상으로 받는 고통은 엄청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갇힌 고래들의 이가 야생의 고래들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이 손상돼 있다며 “야생에서는 이런 정도로 이가 손상된 것을 볼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들의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아카이브즈 오브 오럴 바이올로지’에도 소개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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