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동생 업은 소년 사진 골라 핵무기·전쟁 악영향 경고 메시지
北 핵실험 강행 우려 해석도“전쟁은 가장 어리석은 오만함”
인류의 거짓말·부정의 등 비판
프란치스코 교황이 올해 배포한 신년카드에 원폭 피해자들의 모습을 담았다.
교황청 제공
CNN의 선임 바티칸 비평가 존 앨런은 웹사이트를 통해 “교황이 연말연시에 특정 사진을 고른 것은 처음 있는 일”이라면서 “이는 교황이 지금 이 메시지가 특히 적절하다고 생각했음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교황은 오래전부터 핵무기 사용을 규탄해 왔고 전쟁이 어린이들에게 미치는 악영향을 걱정해 왔다. 이번 신년카드를 통해 교황이 북한의 핵실험 강행으로 한반도 긴장이 고조되는 상황을 우려했을 수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실제로 교황은 지난달 24일 성탄절 공식 메시지 ‘우르비 에트 오르비’(로마와 온 세계에)에서 한반도 대치 상황을 우려하며 신뢰 증진을 따로 촉구했다. 교황은 지난해 11월 한반도를 둘러싼 위기가 해소되도록 “매일매일 기도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교황이 이날 발표한 신년 메시지에도 인류의 무책임한 행동에 대한 경고가 담겼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교황은 바티칸 성베드로 대성당에서 열린 송년 저녁 미사에서 “인류가 죽음·거짓말·부정의로 한 해를 낭비하고 망쳤다”면서 “전쟁은 뻔뻔하고 어리석은 오만함의 가장 명백한 표징이며, 많은 죄악이 인간적·사회적·환경적 악화를 불렀다”고 비판했다.
교황은 구체적으로 어떤 사안을 둘러싼 지적인지 밝히지는 않은 채 책임감을 강조했다. 그는 “하느님, 우리 형제들, 우리의 창조물 앞에 우리는 모든 것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김민희 기자 haru@seoul.co.kr
2018-01-02 27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