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왕자 결혼식장 주변 “노숙인 쫓아내라” 발언에 강한 후폭풍

해리왕자 결혼식장 주변 “노숙인 쫓아내라” 발언에 강한 후폭풍

신성은 기자
입력 2018-01-04 10:24
업데이트 2018-01-04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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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걸하는 노숙 받아들일 수 없는 행위” vs “범죄자 취급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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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현지시간) 영국의 해리 왕자 관련 업무를 담당하는 켄싱턴궁이 SNS를 통해 해리 왕자와 매건 마클의 공식 약혼 사진을 공개했다. 사진은 최근 윈저성 내 프로그모어 하우스에서 푸른색 양복을 입은 해리 왕자와 검은 드레스를 입은 마클이 계단에 앉아 다정하게 포즈를 취하고 있는 모습. 이들의 결혼식은 내년 5월 19일 윈저성에 있는 왕실 전용 예배당 세인트 조지 채플에서 열린다. 연합뉴스
21일(현지시간) 영국의 해리 왕자 관련 업무를 담당하는 켄싱턴궁이 SNS를 통해 해리 왕자와 매건 마클의 공식 약혼 사진을 공개했다. 사진은 최근 윈저성 내 프로그모어 하우스에서 푸른색 양복을 입은 해리 왕자와 검은 드레스를 입은 마클이 계단에 앉아 다정하게 포즈를 취하고 있는 모습. 이들의 결혼식은 내년 5월 19일 윈저성에 있는 왕실 전용 예배당 세인트 조지 채플에서 열린다.
연합뉴스
오는 5월 열리는 영국 왕위계승 서열 5위 해리 왕자(33)와 할리우드 여배우 메건 마클(36)의 결혼식을 위해 거리에서 노숙인들을 몰아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같은 영국 정치인의 주장은 곧바로 다른 정치인과 시민단체들의 거센 반발과 비난에 부딪혔다.

독일에서 노숙인에게 벌금 부과를 추진하는데 이어 나온 이번 주장은 독일과 영국과 같은 부유한 서유럽 국가에서도 빈곤과 노숙인 등과 관련된 문제가 커져가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3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영국 윈저와 메이든 헤드 왕립자치구 의회의 사이먼 두들리 보수당 대표는 최근 템스 밸리 경찰에 보낸 편지에서 위협적으로 구걸하는 노숙인들에 대해 행동을 취할 것을 촉구했다.

그는 “윈저 지역에 부랑자가 넘쳐나고 노숙이 횡행하고 있다”면서 “주민들은 물론 연간 600만명에 달하는 관광객들도 참을 만큼 참았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노숙은 배려 깊고 인정 많은 우리 공동체 입장에서는 받아들일 수 없는 행위”라고 강조했다.

그는 “왕실 결혼식 이전까지 이 문제에 집중해달라고 경찰에 요청했다”고 트윗을 남겼다.

해리 왕자와 약혼녀 마클은 오는 5월 19일 윈저성에 있는 왕실 전용 예배당 세인트 조지 채플에서 결혼식을 올릴 예정이다.

11세기에 만들어진 윈저성은 왕실 가문의 주 거주지 중 한 곳으로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은 대부분의 주말을 이곳에서 보낸다.

윈저성은 주요 관광지 중 한 곳으로 연간 140만명의 방문객이 이곳을 찾는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두들리 대표는 노숙자 처벌의 근거로 1824년에 만들어진 ‘부랑자 단속법(Vagrancy Act)’과 2014년 제정된 ‘반사회 행위 및 범죄 단속법(Anti-Social Behaviour, Crime and Policing Act)’을 제시했다.

두들리 대표의 이같은 발언은 곧바로 정치권과 시민단체의 거센 반발을 불러왔다.

자치구 의회의 무소속 의원인 위즈덤 다 코스타는 “노숙자들을 감옥으로 보내는 것은 올바른 대응이 아니며, 우리는 여러 기관의 협업을 통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최근 노숙자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는 점은 인정하면서도 이들로부터 괴롭힘을 당하거나 위협을 받은 적은 없다고 강조했다.

‘윈저 노숙인 프로젝트’의 머피 제임스는 “1824년 부랑자 단속법을 적용하는 것은 이 문제를 다루는데 있어 가장 부적절한 방법”이라며 “이는 이들이 아무런 나쁜 행동을 하지 않았는데도 마치 범죄를 저지른 것처럼 대하는 것이다”고 지적했다.

두들리 대표로부터 요청을 받은 앤서니 스탄펠드 템스 밸리 경찰국장은 “노숙자들을 포함한 취약계층을 보호하는 것이 우리 업무의 최우선 사항”이라고 밝혔다.

유럽에서 노숙자들에 대한 차별에서 나아가 처벌이나 배제 등을 추진하는 곳은 영국 일부 지역 만이 아니다.

앞서 독일 프랑크푸르트시는 도심 보행구역이나 거리 벤치 등 공공장소에서 잠을 자다 적발되는 사람들에게 현장에서 바로 벌금을 부과, 징수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현지 언론들이 보도했다.

프랑크푸르트 뿐만 아니라 독일 곳곳에서 노숙자들이 눈에 띄게 증가하면서 단속반원들과 실랑이와 숨바꼭질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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