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김정은과 햄버거협상 ‘현실화’…호언장담 후 실현 주목

트럼프, 김정은과 햄버거협상 ‘현실화’…호언장담 후 실현 주목

유영재 기자
입력 2018-03-09 17:00
업데이트 2018-03-09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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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의 탁자서 김정은과 햄버거 먹으며 핵협상할 것”발언 재조명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첫 정상회담이 5월께 열릴 것으로 전망되면서 대통령 선거 후보 시절부터 북한 문제 해결사를 자처한 트럼프 대통령의 과거 발언이 재조명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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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트럼프) 연합뉴스(김정은)
AP(트럼프) 연합뉴스(김정은)
허풍으로 여겨지던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현실화됐다는 점에서다.

트럼프 대통령은 후보 시절부터 이전 정권의 무능력을 비판하며 북핵 문제 해결사를 자처했다. 공화당의 사실상 대선 후보였던 지난 2016년 6월에는 애틀랜타 유세에서 “김정은이 미국에 온다면 만나겠다. 회의 탁자에 앉아 햄버거를 먹으면서 더 나은 핵 협상을 할 거다”라고 말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호언장담에 회의적인 시각이 우세했다. 북한이 이처럼 급격한 태도 변화를 보일 것으로 예상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당시 발언은 민주당의 유력 대선후보이던 힐러리 클린턴을 비판하는 과정에서 나온 것이었다.

그는 북핵 문제에 관여를 자제한 채 경제압박만 가하는 ‘전략적 인내’로 일관한 오바마 행정부에서 국무장관을 지낸 클린턴을 ‘순전한 아마추어’로 지칭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천년만년 하더니 아직도 못 풀고 있다”며 “(북한에) 말을 건넨다는 게 뭐가 틀렸나? 그게 바로 서로 대화를 시작한다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당시 그는 북핵문제 해결 가능성을 쉽게 평가하지는 않으면서도 해결 의지만큼은 강력하게 내비쳤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무것도 없다면 나는 대화를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는 “10%나 20% 가능성만 있다면 나는 협상을 통해 북한이 그 저주받을 핵무기를 버리도록 할 수 있다”며 “기회가 있다면 나는 우리에게 좋은 합의를 끌어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정은을 직접 만나 북핵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의지는 취임 이후 더욱 공고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100일 무렵인 지난해 5월 블룸버그통신과 인터뷰에서 “그를 만나는 것이 적절하다면 전적으로, 영광스럽게 하겠다”면서 김정은을 만날 용의가 있다고 재차 밝혔다. 다만 “적절한 환경에서”라는 전제 조건을 달았다.

숀 스파이서 당시 백악관 대변인은 당시 “아직 환경이 적절하지 않다”며 “북한의 도발적 행동이 잦아들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행정부 관리들은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시험의 동결, 완전한 비핵화를 두고 협상할 자세를 ‘적절한 환경’으로 적시했다.

하지만 북한이 핵·미사일 시험을 반복하고 미국 전체가 사정권에 있다고 위협하면서 양 정상의 대화 가능성은 멀어지는 듯했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이 서로 “꼬마 로켓맨”, “노망난 늙은이” 등의 막말을 주고받고, 북한에 대한 각종 제재가 강화되는 국면이 펼쳐졌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과의 직접 대화 가능성을 열어두는 발언을 이어갔다.

지난 1월 남북 간 고위급 회담 개최와 관련해 언론 질문에 답변하면서 ‘김정은과 당장 통화할 의향이 있느냐’는 물음에 “나는 대화를 믿어왔다”며 “틀림없이 나는 그렇게 할 것이다. 전혀 문제없다”고 강조한 것이 대표적이다.

불과 며칠 전인 지난 3일 워싱턴에서 열린 중견 언론인 모임인 ‘그리다이언 클럽’ 연례 만찬에선 “김정은과의 직접 대화도 배제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해 주목받았다.

행사 특성상 농담조일 가능성이 컸지만, 대북특사단의 평양 파견 직후 나온 발언이라는 점에서다.

트럼프 대통령은 8일 미국을 방문한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으로부터 김정은이 가능한 조기에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고 싶다는 뜻을 전달받았으며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초청을 받아들일 것이라고 밝혀 마침내 트럼프 대통령의 호언장담이 실현을 앞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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