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퀴벌레 60억 마리 키우는 중국 쓰촨성 사육장

바퀴벌레 60억 마리 키우는 중국 쓰촨성 사육장

김태이 기자
입력 2018-04-19 13:46
수정 2018-04-19 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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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염·화상 치료 등에 뛰어난 효능 발휘”…인공지능으로 운영

중국 쓰촨(四川) 성의 한 사육장에서 지구 상의 전체 인간 수에 육박하는 60억 마리의 바퀴벌레를 키우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9일 보도했다.

SCMP에 따르면 중국 하오이성(好醫生) 그룹은 쓰촨 성 시창(西昌) 시에 있는 운동경기장 2개 크기의 실내농장에서 무려 60억 마리에 달하는 바퀴벌레를 키우고 있다.

따뜻하고 습하고 어두운 이 실내농장 안에는 길고 좁은 선반들이 층층이 쌓여 있으며, 한편에는 바퀴벌레들이 먹을 수 있는 먹이와 물을 담은 컨테이너가 있다.

방호의복을 입고 이 농장 안으로 들어갔다는 한 방문객은 “선반 위에, 마루에, 천장에 온통 바퀴벌레 천지였다”고 전했다. 농장 안에서는 제곱피트당 2만8천여 마리의 바퀴벌레가 매년 생산된다.

중국 내에는 많은 바퀴벌레 농장이 있지만, 이 농장은 중국은 물론 세계 최대 규모의 바퀴벌레 농장이다.

역겨움을 유발할 수 있는 농장이지만, 놀랍게도 이 농장은 인공지능을 이용해 운영된다.

인공지능은 습도, 온도, 먹이 공급, 증식 속도 등 80가지 범주의 데이터를 체크하고 관리해서 바퀴벌레가 빠르게 번식할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을 조성한다.

하오이성 그룹은 이 바퀴벌레 농장에서 지난 수년간 43억 위안(약 7천300억원)에 달하는 매출을 올렸으며, 이 매출 대부분은 바퀴벌레로 만든 물약에서 나왔다.

이 물약은 특히 위통이나 화상 치료에 뛰어난 효과를 지닌 것으로 보고됐으며, 중국 내 4천여 개 병원에 이 물약이 공급된다.

중국 정부는 20여 년의 연구 지원을 통해 바퀴벌레가 질병에 대한 저항력을 키우는 단백질과 생화학 성분을 지니고 있다는 것을 밝혀냈다. 특히 피부와 점막 재생에 효과가 뛰어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중국에서 바퀴벌레로 만든 물약을 먹고 위궤양, 호흡기 질환 등을 치료한 환자의 수는 4천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100㎖짜리 두 병에 50위안(약 8천500원)인 이 물약의 성분이 무엇인지 모른 채 대부분의 환자는 약을 먹는다. ‘Periplaneta ameicana’라는 어려운 라틴어 학명으로 물약 성분이 적혀 있기 때문이다.

중국과학원의 주차오둥 교수는 “지진 등으로 수십억 마리에 달하는 바퀴벌레가 인구 80만 명의 시창 시로 쏟아져 나온다면 대재앙이 일어날 수도 있다”며 “철저한 관리과 감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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