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매케인 장례식에 초청 못받나…끝까지 풀지 못한 ‘앙금’

트럼프, 매케인 장례식에 초청 못받나…끝까지 풀지 못한 ‘앙금’

강경민 기자
입력 2018-08-26 14:05
업데이트 2018-08-26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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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터 “초청되지 않을 것”…AFP “매케인, 트럼프 참석 원치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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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현지시간) 별세한 존 매케인(왼쪽) 공화당 상원의원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FP 연합뉴스
25일(현지시간) 별세한 존 매케인(왼쪽) 공화당 상원의원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F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별세한 존 매케인(공화·애리조나) 상원의원의 장례식에 초청받지 못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현직 대통령이 같은 당 소속 원로 정치인의 장례식에 초청받지 못한다면 이는 분명 이례적이다. 하지만 서로를 향해 불쾌감을 숨기지 않았고 자주 ‘가시 돋친 말’을 주고 받았던 두 사람의 평소 관계를 감안하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외신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장례식에 참석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를 두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매케인 의원과 가까운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은 장례식에 초청되지 않을 것이라고 이날 전했다.

앞서 매케인의 가까운 지인들은 그의 별세 때 트럼프 대통령 대신 마이크 펜스 부통령을 초청하겠다는 의사를 백악관에 전달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지난 5월 보도하기도 했다.

AFP통신도 매케인 의원은 자신의 장례식에 트럼프 대통령이 참석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주변에 알렸다고 이날 전했다.

두 사람의 악연은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출마를 선언한 2015년 이후 시작됐다. 매케인은 같은 당 소속이었지만 살아온 이력이나 성향, 그리고 지향하는 가치가 크게 달랐던 트럼프 대통령이 대권에 도전하는 것을 탐탁지 않게 여겼다.

트럼프 대통령이 공화당 대선후보로 선출된 2015년 6월 많은 멕시코 이민자들이 ‘성폭행범’이었다는 발언을 하자 이민자에 우호적이었던 매케인은 부적절한 용어라고 비판했다.

그러자 트럼프 당시 후보는 다시 매케인이 해군사관학교를 간신히 졸업한 ‘멍청이’라고 비난했다.

전쟁영웅에서 성공한 정치인으로 변신한 매케인의 과거 전쟁포로 경력을 놓고도 두 사람 사이에 날 선 대화가 오갔다.

트럼프는 2015년 당내 경선 과정에서 매케인을 가리켜 “그는 붙잡혔기 때문에 전쟁영웅이 아니다”라고 깎아내렸다. 그러면서 “나는 붙잡히지 않은 사람을 좋아한다”고 말해, 퇴역군인 단체의 반발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최근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3일 상원 군사위원장인 매케인 상원의원의 이름을 딴 국방수권법에 서명하면서 정작 그의 이름은 한 번도 언급하지 않아 가슴 밑바닥에 자리잡은 앙금을 드러내기도 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매케인의 별세 소식이 알려지자 곧바로 트위터에 “매케인 의원의 가족에게 가장 깊은 연민과 존경을 전한다”며 애도의 뜻을 표했다.

이처럼 트럼프 대통령에게 싸늘한 매케인이었지만 2008년 대선에서 맞붙었던 민주당 오바마 전 대통령에 대해서는 나름대로 존중하는 태도를 보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매케인 의원은 2008년 대선 당시 한 공화당 유권자가 인종과 급진적 성향을 문제삼아 ‘오바마는 아랍인이 아니냐’고 묻자 “그는 점잖은 가족의 구성원이자 훌륭한 시민이다”라고 답변하기도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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