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자민당 총재선거 앞두고 협박 폭로 잇따라
아베 신조 일본 총리
EPA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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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NHK 등에 따르면 사이토 겐(齊藤健) 농림수산상은 전날 지바(千葉) 시에서 열린 집회에서 “어떤 아베 총리의 응원단 1명으로부터 ‘내각에 있으면서 이시바 씨를 응원할 거면 사표를 쓴 뒤에 해라’는 말을 들었다”고 주장했다.
사이토 농림수산상은 이어 “‘장난치지 마라. 이시바파라는 것을 알고 농림수산상에 앉힌 것 아니나. 그만두지 않겠으니 (내) 목을 잘라 달라’고 답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런 식의 공기(분위기)는 좋지 않다. 아베 총리의 발상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압력을 통해 (아베 총리를) 부각하려는 발상과 공기가 만연해 있다”고 비판했다.
사이토 겐 농림수산상은 자민당 내 이시바 후보 측 파벌인 이시바파에 속해 있다. 이 집회에는 이시바 후보도 참석했다.
오는 20일 자민당 총재선거의 투개표를 앞두고 이런 식의 협박 폭로는 끊이지 않고 있다.
아사히신문은 지난 12일 아베 진영 인사로부터 이시바 전 간사장의 거리 연설에 참석하지 말라는 이야기를 들었다는 고베(神戶)시 의회 오카다 유지(岡田裕二) 의원(자민당 소속)의 발언을 보도하기도 했다.
오카다 의원은 자민당 소속의 한 국회의원이 자신에게 전화해 “총리 관저 인사로부터 ‘(이시바 전 간사장의 거리 연설에) 참가하면 장래가 막힐 것’이라는 말을 들었다”면서 연설회에 가지 말 것을 종용했다고 폭로했다.
그는 그러면서 자신의 페이스북에 “노골적인 공갈, 협박을 받았다”고 적으며 지지 후보를 아베 총리에서 이시바 후보로 바꾸겠다고 밝혔다.
아베 총리는 현직 프리미엄을 등에 업고 선거 판세에서 단연 우위를 확보하고 있다. 총재선거는 국회의원(405표)과 지방당원(405표)의 투표로 진행되는데, 아베 총리는 이미 국회의원 표의 80% 이상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선거 후의 불이익을 시사하며 이시바 의원 지지를 막으려는 시도는 선거전이 본격화되기 전인 지난달부터 있었다.
일본 언론들은 아베 총리의 파벌인 호소다(細田)파 관계자들이 이시바파에 대해 “선거 후에는 엄중한 처사가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고 공공연하게 위협하고 있다고 보도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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