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와 만찬 트럼프… 한 손엔 생일 케이크, 한 손엔 통상 청구서

아베와 만찬 트럼프… 한 손엔 생일 케이크, 한 손엔 통상 청구서

김태균 기자
김태균 기자
입력 2018-09-26 22:28
업데이트 2018-09-27 0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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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일 맞은 아베에 미국산 스테이크 대접”

만찬 직전 트위터엔 대일 통상 압박 글
日, 소고기 내주고 車관세 사수 나설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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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이 지난 23일(현지시간) 뉴욕 트럼프타워에서 열린 만찬에 참석한 아베 신조 일본 총리를 반갑게 맞이하고 있다.  일본 총리실 제공·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이 지난 23일(현지시간) 뉴욕 트럼프타워에서 열린 만찬에 참석한 아베 신조 일본 총리를 반갑게 맞이하고 있다.
일본 총리실 제공·연합뉴스
‘한 손으로는 미국산 스테이크를 대접하고, 또 다른 손으로는 트위터에 일본의 통상 개방을 압박하는 글을 올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3일(현지시간) 뉴욕 트럼프타워에서 열린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의 만찬에서 직접 케이크를 선물하며 생일 축가를 불렀다고 요미우리신문이 26일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베 총리와 2시간 30분 동안 만찬을 하면서 지난 21일이었던 아베 총리의 64번째 생일을 축하하는 훈훈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요미우리에 따르면 만찬에는 통역만 대동한 채 두 정상만 참석했다. 메인 메뉴는 미국산 스테이크였고, 코스 요리가 끝난 뒤 큰 케이크가 등장해 트럼프 대통령이 통역자들과 함께 생일 축하 노래를 불렀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베 총리와 친분을 한껏 과시했지만 이날 만찬 직전 트위터에는 일본에 대해 통상을 압박하는 글을 올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일본을 돕기 위해 많은 일을 했다”며 상호 호혜적 관계에서 더 많은 것을 보고 싶다는 뜻을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6월 백악관에서 아베 총리와 회담할 때 ‘2차대전 당시 진주만 공습을 잊지 않는다’는 직설적 표현으로 통상 불만을 제기했고, 지난 7일에는 “일본은 보복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해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과 딜(협상)을 하려고 하지 않았지만, 나는 그렇지 않다”면서 대일 무역 보복 실행 가능성도 시사했다.

미·일 무역 불균형 문제는 27일 뉴욕에서 열리는 미·일 정상회담에서 주요 의제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은 미국이 일본산 자동차에 대한 관세 인상을 제외하는 조건으로 소고기 등 미국산 농축산물 시장 개방을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마이니치신문에 따르면 아베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과의 만찬 이튿날에도 뉴욕 맨해튼의 유명 스테이크 레스토랑에서 미국산 ‘숙성육 스테이크’를 먹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공개 석상에서 아베 총리를 직함 없이 이름인 ‘신조’로 부르며 친분을 과시했고, 지난해 양국 정상회담 때도 아베 총리의 생일을 축하했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2018-09-27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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