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판 출발편만 허용, 도착편 운항은 당분간 안 돼”
26일 슈퍼 태풍 ‘위투’가 강타한 사이판 공항 피해 현장. 2018.10.26 박준호씨 촬영 제공·연합뉴스
27일 현지 매체인 사이판 트리뷴에 따르면 북마리아나제도연방 공항·항만 당국(CPA)의 크리스토퍼 S. 테노리오 이사는 전날 오후 이 매체와 한 인터뷰에서 출발편에 한해 28일부터 민항기 이착륙이 허용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사이판) 섬에 발이 묶였고 떠나길 원하는 승객들을 위해 일요일(28일) 공항을 다시 열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외부에서 민항기를 이용해 일반인이 사이판에 들어오는 것은 추후 공지가 있을 때까지 허용되지 않으며, 일주일 이후에나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테노리오 이사는 사이판에 고립된 관광객과 주민들을 내보내는 것 외에는 철저하게 인도적 지원 목적으로만 공항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대풍속 시속 290㎞의 강풍을 동반한 위투는 지난 25일 사이판을 포함한 15개 섬으로 이뤄진 북마리아나 제도를 휩쓸고 지나갔다.
이번 태풍으로 사이판 국제공항은 관제탑이 파손되고 터미널이 침수되는 등 상당한 피해를 봤다.
테노리오 이사는 이로 인해 사이판 국제공항에선 재급유가 불가능하고 전력 공급도 원활하지 않다면서, 공항을 드나드는 항공기를 위한 운항 지원 기능도 마비됐다고 밝혔다.
그는 인근 티니언 섬의 티니언 국제공항도 피해를 봤지만 일주일 이내에 운영이 재개될 것이고, 로타 섬의 벤저민 타이사칸 망글로나 국제공항은 정상 운영 중이라고 덧붙였다.
사이판에는 현재 1천800여 명으로 추산되는 한국인 관광객이 발이 묶여 있다. 중국인 관광객도 1천500명가량이 고립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정부는 27일 새벽 C-130 허큘리스 수송기 한 대를 사이판으로 보내, 한국 관광객과 교민을 인근 괌 섬으로 수송해 귀국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또 한국 항공사들은 임시기 투입 등을 준비하고 있다.
다만, 한 번에 탑승 가능한 인원이 제한적인 까닭에 전원을 괌으로 태워 나르는데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사이판 현지의 한국인 관광객들에게는 노약자와 환자, 임신부 중심으로 150명을 우선 선발해 28일 괌으로 수송할 것이란 공지가 전달됐다.
한편, 미국 해안경비대 소속 C-130 수송기는 전날부터 괌에서 사이판으로 피해복구요원과 물자 등을 실어나르고 있다.
미국 연방재난관리청(FEMA) 당국자는 사이판 국제공항의 관제기능이 완전히 마비된 까닭에 이동형 항공 관제탑을 가져가 설치할 것이라면서 민항기 운항은 그 이후부터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