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는 휘터커와 거리두기
매튜 휘터커
CNN 방송화면 캡처
CNN 방송화면 캡처
연방검사 출신인 휘터커는 지난해 9월 비서실장으로 임명되기 전까지 2016년 대선 당시 러시아의 개입 의혹을 수사하는 ‘로버트 뮬러 특검’을 공개 비판해온 인물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을 겨냥한 뮬러 특검을 무력화하기 위한 의도로 세션스 장관을 경질하고 충성파를 기용했다는 논란이 확산하는 가운데 휘터커의 과거 행적에 대한 폭로가 잇따르고 있다.
복스에 따르면 복수의 백악관 선임 관료들은 휘터커가 세션스 장관과 로드 로젠스타인 법무부 차관 보다는 트럼프 대통령과 한 팀이었다고 증언했다. 또 지난 5월 트럼프 대통령이 버락 오바마 전 행정부 때 연방수사국(FBI)가 공화당 대선후보였던 자신의 선거 캠프를 감시했는 지 수사하라고 공세를 높였던 것 역시 세션스 장관과 로젠스타인 차관을 압박하기 위해 휘터커가 제안한 아이디어였다고 전했다.
백악관 선임 관료들은 휘터커가 최소 10차례 이상 백악관 집무실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만났으며, 트럼프 대통령을 비롯해 존 켈리 비서실장 등과 전화 통화도 수차례 한 적이 있다고 주장했다.
휘터커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FBI 뿐만 아니라, 힐러리가 국무장관으로서 러시아국영원자력공사가 미국계 우라늄 채굴 회사를 매입하는 과정을 적절히 감독했는 지 수사하도록 법무부를 압박하라고 부추긴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휘터커 법무장관 대행을 세션스 장관의 후임으로 지목한 것을 둘러싸고 후폭풍이 커지자 거리두기에 나섰다. 그는 지난 9일 프랑스로 출국하기에 앞서 “사법당국에서 매우 존경받는 사람으로 평판이 훌륭하다. 잘해낼 것”이라면서도 “난 그를 모른다”는 말을 되풀이했다. 아이오와 주지사 출신인 테리 브랜스태드 주중 미국대사가 추천한 인물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선 긋기에 나선 것이다.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 대통령이 세션스 장관을 공개적으로 헐뜯으면서 말조차 섞기 싫어했을 때 휘터커가 (장관을 대신해)트럼프 대통령에게 브리핑하기도 했다”면서 “백악관 관리 중 한 명은 트럼프 대통령이 휘터커를 모른다고 말한 데 대해 웃음을 터뜨렸다”고 지적했다.
뉴욕타임스(NYT)는 백악관 인사들의 말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휘터커를 법무부에 자신의 눈과 귀로 여겼다고 주장했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