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치아 반복되는 홍수 이면엔 “부정·부패 스캔들”

베네치아 반복되는 홍수 이면엔 “부정·부패 스캔들”

조현석 기자
조현석 기자
입력 2019-11-18 16:48
업데이트 2019-11-18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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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베네치아의 산 마르코 광장이 침수되면서 광장에 물이 가득 차 올라 있다. 이번 침수는 지난 12일 이후 3번째다. 베네치아 AP 연합뉴스
17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베네치아의 산 마르코 광장이 침수되면서 광장에 물이 가득 차 올라 있다. 이번 침수는 지난 12일 이후 3번째다. 베네치아 AP 연합뉴스
해마다 반복되고 있는 이탈리아 베네치아의 피해를 막기 위해서는 부패 스캔들 등으로 인해 중단된 ‘모세 프로젝트’를 하루빨리 재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수해 취약지역에 인공 장벽을 설치해 베네치아를 홍수로부터 지키기 위한 시작한 거대 건설공사인 ‘모세 프로젝트’는 1984년 50억 유로(6조 4400억원)를 투입해 시작했으나 부패스캐들과 자금난으로 인해 지금까지도 공사를 마무리하지 못하고 있다.

18일 주요 외신에 따르면 17일(현지시간) 베네치아에서 또다시 늦가을과 초겨울에 조수 수위가 상승하는 ‘아쿠아 알타’(Acqua Alta) 현상으로 인해 도시 일부가 침수되면서 산마르코 광장이 폐쇄되는 등 주민과 관광객들의 진입이 통재됐다.

이날 베네치아 주변 조수 수위는 최고 150㎝로 시내 50∼60%가 침수될 정도의 높은 수위다. 베네치아 시내 상당 부분이 물에 잠긴 것은 지난 12일 이래 이번이 세 번째다.

베네치아는 지난 12일 아프리카에서 불어오는 폭우와 돌풍 등으로 조수 수위가 180㎝ 안팎까지 치솟으면서 도시 80% 이상이 물에 잠기는 피해를 봤다. 이어 15일에도 조수 수위가 160㎝에 도달해 도시의 70% 안팎이 침수됐다.

조수 수위가 이처럼 치솟은 것은 1966년(194㎝) 이후 53년만이다. 이번 수해로 베네치아는 9세기에 세워진 비잔틴 양식의 대표 건축물인 산마르코대성당의 값비싼 대리석과 모자이크 등이 훼손되는 등 막대한 손실을 본 것으로 알려졌다.
17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베네치아가 침수되면서 주민들이 임시 다리를 통해 길을 지나고 있다. 베네치아 로이터 연합뉴스
17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베네치아가 침수되면서 주민들이 임시 다리를 통해 길을 지나고 있다. 베네치아 로이터 연합뉴스
이탈리아와 유럽 언론들은 반복되는 베네치아의 미래를 위태롭게 하고 있는 홍수를 막기 위해서는 모세 프로젝트를 시급히 재개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모세 프로젝트는 해마다 물난리를 겪는 베네치아에 이동식 장벽을 설치해 홍수를 방지하자는 계획으로 1984년 추진됐다. 모세 프로젝트는 2003년 시작해 2016년 완료될 계획이었지만 이 프로젝트와 관련해 정·재계 인사들의 뇌물 수수와 돈세탁 사건 등 부정부패 스캔들이 터지면서 지금까지 지연되고 있다.

이탈리아 검찰은 모세 프로젝트와 관련해 2013년 뇌물수수 등 비리를 저지른 혐의로 정·재계 인사 35명을 체포했다. 여기에는 당시 베네치아 시장이었던 지오르지오 오르소니와 장관과 베네토주지사를 지낸 거물 정치인 지안카를로 갈란 상원의원도 포함됐다.

검찰은 갈란의 1200만 유로(약 154억 5000만원)의 은행계좌를 압수수색했고, 갈란을 부패 혐의로 기소했다.

루이지 브루냐로 베네치아 시장은 “이번 수해 피해액이 잠정적으로 10억 유로(약 1조287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면서 “취약지역에 인공 장벽을 설치하는 ‘모세 프로젝트’가 하루빨리 완료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현석 기자 hyun68@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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