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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시아 여성부 “코로나 봉쇄 기간, 남편에게 잔소리 말라”

말레이시아 여성부 “코로나 봉쇄 기간, 남편에게 잔소리 말라”

강경민 기자
입력 2020-04-01 10:39
업데이트 2020-04-01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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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까지 이동제한령…‘코로나 예방 포스터’ 논란 불붙자 사과

말레이시아 여성가족개발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 팁이라며 봉쇄 기간 집에서 남편에게 잔소리하지 말고, 화장하고 있으라고 여성들에게 권고했다가 뭇매를 맞았다.

1일 일간 더스타 등에 따르면 말레이시아 여성가족개발부는 인스타그램 등 SNS에 ‘여성 코로나19 예방’(#WanitaCegahCOVID19) 해시태그를 단 몇 장의 포스터를 올렸다.

첫 번째 포스터에는 간편복 차림으로 집에 있지 말고 화장을 하고 옷을 갖춰 입으라고 돼 있다.

또 다른 포스터는 부부가 빨래를 너는 그림을 그린 뒤 남편이 잘못했을 때 유머를 섞어 도라에몽의 익살스러운 목소리를 흉내 내서 말하고, 잔소리를 피하라고 적었다.

세 번째 포스터는 여성들더러 화가 나더라도 먼저 1부터 20까지 숫자를 세라고 권고한다.

마지막 포스터는 남성이 소파에 앉아 있는 그림을 그린 뒤 집안일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비난하지 말고 가르쳐주라고 여성들에게 권고했다.

포스터를 본 네티즌들은 ‘시대착오적, 성차별적 포스터’라며 격한 반응을 쏟아냈다.

특히, 화장하거나 도라에몽 목소리를 따라 하는 것이 도대체 어떻게 ‘코로나19 예방’과 관련이 있느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한 여성 네티즌은 “코로나19 때문에 집에 갇혀 있으면서 많은 여성이 가정 폭력의 위기에 처해 있다”며 “여성부라면 여성들이 어떻게 옷을 입고 화장할지 캠페인 할 것이 아니라 가정폭력 대책을 내놔야 하지 않느냐”고 지적했다.

여성가족개발부 장관은 포스터가 논란이 되자 “앞으로는 신중한 자세를 유지하겠다”고 사과하고, 해당 포스터를 삭제했다.

말레이시아의 코로나19 확진자는 전날 기준 140명이 추가돼 총 2천766명이고, 사망자는 43명이다.

말레이시아는 3월 18일부터 31일까지 이동제한 명령을 내린 데 이어 4월 14일까지 2주 더 연장했다.

말레이시아 시민들은 생필품 구매, 병원 방문 등을 제외하고는 집 밖에 나오면 안 되고, 경찰과 무장 군인이 곳곳에서 위반자를 체포하고 있다.

쿠알라룸푸르에서 조깅하던 한국 남성 두 명도 체포돼 재판에 넘겨졌다.

말레이시아에서는 이동제한령이 길어지면서 고용 불안으로 인한 스트레스, 집안에서 24시간 생활하는 데서 오는 갈등으로 가정 폭력이 급증할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실제로 말레이시아 정부의 학대 피해자를 돕는 ‘핫라인’ 전화에는 이동제한령 시행 후 2천 통 이상 전화가 왔고, 이는 평상시의 두 배가 넘는다고 현지 매체들은 보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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