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유세 흥행 참패가 K팝 팬 때문? WP “과장됐다”

트럼프 유세 흥행 참패가 K팝 팬 때문? WP “과장됐다”

신진호 기자
신진호 기자
입력 2020-06-22 17:40
업데이트 2020-06-22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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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저녁 오클라호마주 털사의 BOK센터에서 재개한 재선 유세에서 텅 빈 관중석에 홀로 앉은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가 휴대폰으로 유세 장면을 찍는 모습. 털사 로이터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저녁 오클라호마주 털사의 BOK센터에서 재개한 재선 유세에서 텅 빈 관중석에 홀로 앉은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가 휴대폰으로 유세 장면을 찍는 모습.
털사 로이터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지율 하락세 반전을 위해 110일 만에 재개한 대선 유세가 흥행 참패 배경에 K팝 팬과 모바일 동영상 플랫폼 ‘틱톡’을 사용하는 10대 청소년의 ‘노쇼’ 작전이 위력을 발휘했다는 일각의 주장이 과장됐다는 반론이 제기됐다.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21일(현지시간) “이들이 트럼프 유세 참가자가 실제보다 많을 것이라고 예상하게 만든 것은 사실에 가깝지만, 그들 때문에 유세 흥행이 실패했다는 분석은 믿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아마도 틀렸다”고 보도했다.

100만명이 유세장에 나타날 것이라는 기대와 달리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0일 오클라호마주 털사에서 개최한 유세 참가자는 6200명에도 못 미쳤다.

이를 두고 뉴욕타임스(NYT) 등은 틱톡을 사용하는 10대 청소년과 K팝 팬들이 모바일로 유세 참가 티켓을 대량으로 예매한 뒤 현장에 나타나지 않는 ‘노쇼’ 시위가 유세 흥행 참패에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한 바 있다.

유세장은 어차피 선착순 입장…“그냥 안 온 것”
WP는 “틱톡 이용자와 K팝 팬이 이날 유세장의 실제 참가자 수에 어느 정도의 영향력을 미쳤는지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몇 가지 요인들로 봤을 때 이 장난이 (트럼프 캠프 측의) 예상 참가 인원 수를 부분적으로 끌어올리는 데 역할을 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그러나 그게 대규모 ‘노쇼’를 설명하지는 못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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곳곳 텅빈 트럼프 유세장
곳곳 텅빈 트럼프 유세장 20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유세가 미국 오클라호마주 털사에서 코로나19 사태 이후 석 달 만에 열린 가운데, 트럼프 선거캠프의 호언장담과 달리 상층 관중석 상당 수가 텅 비어 있다. 2020.6.21
AFP 연합뉴스
어차피 유세장 입장은 표를 기반으로 한 게 아니라 선착순이었기 때문에 표는 무한정으로 뿌려졌고, 참석하고자 했으면 얼마든지 유세장에 갈 수 있었다는 것이다. 실제 유세장 좌석은 트럼프 캠프가 기대했던 100만명에 턱없이 못 미치는 1만 9000석에 불과했다.

MSNBC의 아침 생방송 프로그램인 ‘모닝조’의 진행자 조 스카버러는 트위터에서 “사람들은 집회에 참가하지 않기로 결정했기 때문에 안 간 것이지 틱톡의 10대와는 아무 상관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트럼프를 향한 열정은 식었고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늘었다”면서 “트럼프 캠프는 기대를 너무 높였고, 스스로를 난처하게 만들었다”고 꼬집었다.

“10대 ‘노쇼’ 작전에 트럼프 캠프 흥행할 것으로 착각”
작가 파커 말로이는 “트럼프 캠프는 소셜미디어 탓만 하지, 트럼프의 실패에 대해서는 탓하지 않는다”면서 “캠프는 트럼프 대통령이 가는 곳마다 어마어마한 군중이 나타나는 데 익숙했고, 이번 대선 유세 재개도 히트할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팀 풀러턴 전임 오바마 행정부 관계자는 10대들이 ‘노쇼’를 목적으로 벌인 집단 참가신청에 “트럼프 캠프는 생각보다 많은 사람이 유세에 관심이 있다고 믿게 됐을 것이며 이로 인해 유세에 사람들을 동원하기 위한 노력을 덜 했을 것”라고 말했다.

“Z세대 전면 등장은 새로운 의미…강력한 힘 될 것”
WP는 이처럼 착시 현상을 불러일으키는 목적의 온라인 집단행동은 새로운 일이 아니지만, 온라인 플랫폼인 틱톡을 기반으로 Z세대가 전면에 나섰다는 점은 새롭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여기에 ‘진짜 힘’이 있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Z세대는 1997년 이후 출생한 세대를 가리키는 용어다.
중국 동영상 공유 앱 ‘틱톡’(TikTok).  AP 연합뉴스
중국 동영상 공유 앱 ‘틱톡’(TikTok).
AP 연합뉴스
풀러턴은 “젊은 세대가 틱톡을 조직화의 도구로 활용한 게 진짜 인상적”이라며 “대선(11월)까지 이런 식의 일들을 계속해서 볼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이들은 접촉하기 어려운 이들이기 때문에 이는 강력한 도구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들은 새롭고 다른 방식으로 그들의 목소리를 활용해 사람들을 동원하고 있다”면서 “그들은 분명히 기존에 하지 않았던 것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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