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도쿄의 번화가인 긴자 거리가 28일 마스크를 쓴 시민들로 붐비고 있다. 2020.6.28
AFP 연합뉴스
AFP 연합뉴스
29일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미우라 아사코 오사카대 교수(심리학)가 이끄는 연구팀은 지난 3~4월 일본, 미국, 영국, 이탈리아, 중국 등 5개국에서 각 400~500명을 대상으로 코로나19에 감염됐을 경우 책임 소재를 묻는 인터넷 설문 조사를 했다.
이 조사에서 일본인 응답자의 11.5%는 코로나19 감염이 ‘자업자득’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즉, 코로나19에 감염된 것이 환자 자신의 잘못이라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코로나19 감염을 자업자득이라고 생각한다는 응답자 비율은 미국 1%, 영국 1.49%, 이탈리아 2.51%였고, 중국인들은 이보다 약간 높은 4.83%로 나타났다.
반면에 ‘전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즉 코로나19 감염이 개인의 잘못이 전혀 아니라고 생각한다는 답변은 미국, 영국, 이탈리아, 중국 등 4개국은 모두 60~70%로 높게 나타난 반면 일본에서는 29.5%에 그쳤다.
이번 조사 결과는 일본에서 코로나19 감염자를 비난하거나 차별하는 문화가 다른 나라에 비해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배경을 설명한 것이라는 분석을 연구팀은 내놨다.
미우라 교수는 “일본에선 코로나19에 한정되지 않고 원래 ‘피해자’가 분명한 사람이 과도하게 비난받는 경향이 강하다”면서 비슷한 사례로 ‘묻지마 식 범죄’ 피해를 본 여성을 향해 ‘밤중에 돌아다니는 것이 잘못’이라고 질책하는 문화가 있는 점을 언급했다.
미우라 교수는 일본인의 이러한 의식이 코로나19 감염 또한 개인의 책임이라는 생각으로 연결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