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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언론은 검열받고 있다” 전쟁 실체 본 러시아인 ‘충격’

“러 언론은 검열받고 있다” 전쟁 실체 본 러시아인 ‘충격’

최선을 기자
입력 2022-03-13 15:31
업데이트 2022-03-13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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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남부 항구 도시 마리우폴의 한 산부인과 병원이 러시아군의 무차별 폭격에 폐허로 변해 있다. 세르히 오를로프 마리우폴 부시장은 러시아군 침공 이후 1170명의 민간인이 숨졌다고 집계했다. 2022.3.10 AP 연합뉴스
9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남부 항구 도시 마리우폴의 한 산부인과 병원이 러시아군의 무차별 폭격에 폐허로 변해 있다. 세르히 오를로프 마리우폴 부시장은 러시아군 침공 이후 1170명의 민간인이 숨졌다고 집계했다. 2022.3.10 AP 연합뉴스
러 국민에 문자 전송하는 사이트 인기
“미 방송사의 전쟁 보도 사진 보냈다”


러시아 국민 상당수가 우크라이나 전쟁의 실상을 모르거나 피상적으로만 알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한 웹사이트가 러시아인에게 전쟁의 실상을 알려주는 통로로 활용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1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스쿼드303’라고 불리는 폴란드 프로그래머들이 만든 웹사이트가 인기를 얻고 있다.

이 사이트는 러시아 개인과 회사가 소유한 휴대전화 번호 2000만건과 이메일 주소 1억 4000만건을 기반으로 무작위로 번호를 제공한다. 누구나 이 번호를 복사해 러시아인에게 메시지를 보낼 수 있다.

사이트 첫 화면엔 “친애하는 러시아인 여러분, 그 나라의 언론은 검열을 받고 있다. 크렘린궁은 거짓말을 하고 있다. 무료 인터넷과 텔레그램 앱에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진실을 알아보라. 독재자 푸틴을 전복시킬 시간이다”라고 러시아어로 쓴 문자가 초기값으로 설정됐다.

스쿼드303에 따르면 그동안 러시아어로 된 메시지, 전쟁 영상, 러시아군이 민간인을 공격하는 장면을 기록한 서방 언론 자료 등 수백만건이 전송됐다. 전 세계 수천명이 사이트를 이용했으며 이 중 상당수가 미국인인 것으로 나타났다.
3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제2 도시인 하르키우 시내의 건물과 차량이 러시아군의 무차별 폭격에 박살이 나 있다.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 주요 도시에 대한 공세를 강화하면서 사상자와 민간 시설 피해가 크게 늘고 있다. 2022.3.4 AFP 연합뉴스
3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제2 도시인 하르키우 시내의 건물과 차량이 러시아군의 무차별 폭격에 박살이 나 있다.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 주요 도시에 대한 공세를 강화하면서 사상자와 민간 시설 피해가 크게 늘고 있다. 2022.3.4 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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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군 폭격에 파괴된 다리 밑에 모여든 우크라 피란민들
러시아군 폭격에 파괴된 다리 밑에 모여든 우크라 피란민들 5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키예프) 외곽 이르핀강을 건너 피란하려는 주민들이 러시아군의 폭격으로 파괴된 다리 아래 모여 있다. 2022.3.6 이르핀 AP 연합뉴스
러시아 휴대전화 번호 2000건으로 문자를 보냈다는 30대 미국인 타이탄 크로퍼드는 “CNN 같은 미국 방송사의 우크라이나 전쟁 보도 사진을 보냈다”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 국민이 봉기해 자국 정부가 다른 나라를 침략하는 것을 막을 수 있도록 지금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이들에게 알리려 한다”고 설명했다.

파나마 출신 데이 코레아는 러시아군이 마리우폴의 산부인과 병원을 공격한 뒤 러시아 국민에게 무작위로 이메일 100통을 보냈다. 이후 20명한테서 답장이 왔다. 대부분 적대적인 반응이었지만 푸틴 대통령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답장 문자도 일부 있었다고 한다.

일부 러시아인은 이 통로로 우크라이나 전쟁의 ‘실체’를 알게 되면서 충격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네덜란드인으로부터 우크라이나의 파괴 실태와 민간인 사상자 사진을 받았다는 한 30대 러시아 여성은 WSJ에 “그 장면을 보는 것이 고통스럽고 심히 걱정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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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군인들이 6일(현지시간) 수도 키이우(키예프) 서북쪽 소도시 이르핀에서 피란길에 나선 노인을 부축해 이동하고 있다. 키이우를 향한 러시아군의 공세가 거세지면서 키이우 북쪽 지역 주민들의 목숨을 건 탈출이 계속되고 있다. 2022.3.7 이르핀 AP 연합뉴스
우크라이나 군인들이 6일(현지시간) 수도 키이우(키예프) 서북쪽 소도시 이르핀에서 피란길에 나선 노인을 부축해 이동하고 있다. 키이우를 향한 러시아군의 공세가 거세지면서 키이우 북쪽 지역 주민들의 목숨을 건 탈출이 계속되고 있다. 2022.3.7 이르핀 AP 연합뉴스
문자 답장으로 우크라이나 전쟁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답했던 한 20대 러시아 법대생은 WSJ에 당국의 보복이 우려돼 현지에선 반전 목소리를 공개적으로 내는 것을 꺼린다고 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반전 여론을 억압하고 강도 높게 미디어를 차단하고 있다. 서방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채널인 트위터와 페이스북 접속을 막았고 러시아군에 대해 ‘허위정보’를 유포하면 최고 15년형까지 받을 수 있는 법도 통과시켰다.

러시아 국영 언론은 이번 침공을 ‘전쟁’이 아닌 ‘특수작전’으로 지칭한다. 현지 독립언론은 당국의 압박에 문을 닫거나 보도 활동을 멈췄다. CNN, BBC 등 해외 언론사도 러시아에서 보도를 중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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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오후 서울 종로구 보신각 앞에서 주한 러시아인들이 주최한 열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중단 촉구 집회에서 참석자들이 우크라이나에서의 전쟁 범죄 중단을 촉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2.3.12 연합뉴스
12일 오후 서울 종로구 보신각 앞에서 주한 러시아인들이 주최한 열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중단 촉구 집회에서 참석자들이 우크라이나에서의 전쟁 범죄 중단을 촉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2.3.12 연합뉴스
최선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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