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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는 국가 아니다”…러시아, 500만 학생에 ‘Z 애국교육’

“우크라이나는 국가 아니다”…러시아, 500만 학생에 ‘Z 애국교육’

김민지 기자
김민지 기자
입력 2022-03-21 16:31
업데이트 2022-03-21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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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여성이 러시아군의 상징이 된 Z자를 만들어 보이고 있다. 2022.03.21 AP 연합뉴스
젊은 여성이 러시아군의 상징이 된 Z자를 만들어 보이고 있다. 2022.03.21 AP 연합뉴스
지난 18일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린 크름반도 합병 8주년 행사에서 푸틴을 지지하는 이들이 러시아 국기를 흔들며 환호하고 있다. 2022.03.21 AP 연합뉴스
지난 18일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린 크름반도 합병 8주년 행사에서 푸틴을 지지하는 이들이 러시아 국기를 흔들며 환호하고 있다. 2022.03.21 AP 연합뉴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정당화하기 위해 러시아 일선 학교에서 어린 학생들을 대상으로 ‘Z 애국 교육’을 펼치고 있다. ‘Z’는 러시아군의 표식으로 러시아 제국주의의 새로운 상징물로 떠올랐다.

2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러시아 전역 학교에서 우크라이나 침공을 정당화하는 특별 애국 수업이 진행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WP에 따르면 세르게이 크라브초프 러시아 교육부 장관은 지난 3일 500만명 이상의 학생들이 ‘평화의 수호자’라는 수업을 이수했다고 말했다. 앞서 세르게이 크라브초프 러시아 교육부 장관은 서방의 정보전·심리전에 대항하는 중심 기지로 학교를 꼽은 바 있다.

‘평화의 수호자’ 수업은 정부 제작 수업 자료 중 하나로, 주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역설한 우크라이나 역사와 수정주의 이론 등을 담고 있다.

해당 자료에는 우크라이나가 실제로 국가로 존재한 적이 없는 말로로시야(소 러시아)로 불리는 작은 땅이라는 내용과 우크라이는 소련이 만들었고, 크림반도는 1991년 소련이 붕괴할 때 우연히 우크라이나에 넘어갔다는 내용 등이 담겼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나치라 비방하는 푸틴 대통령의 주장을 반영하기 위해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부 우크라이나인들은 나치와 협력했다는 내용도 있었다.

WP는 “교실이 의심의 여지가 없는 애국심을 강요하는 푸틴 대통령의 또 다른 전선”이라고 지적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도 애국 수업이 이뤄졌다는 내용의 게시물이 공유됐다. 러시아 다게스탄공화국의 키즐랴르 직업교육대학의 한 교사는 인스타그램에 학생들이 동영상을 시청하고 있는 모습을 올리며 “러시아 전역에서 이뤄진 공개 온라인 수업이 있었다. 1000여명의 학생이 세계의 수호자에 대한 영상을 시청했다”고 전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 18일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린 크름반도 합병 8주년 기념 콘서트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2022.03.21 AP 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 18일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린 크름반도 합병 8주년 기념 콘서트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2022.03.21 AP 연합뉴스
지난 18일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린 크름반도 합병 8주년 행사에서 푸틴을 지지하는 이들이 러시아 국기를 흔들며 환호하고 있다. 2022.03.21 AP 연합뉴스
지난 18일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린 크름반도 합병 8주년 행사에서 푸틴을 지지하는 이들이 러시아 국기를 흔들며 환호하고 있다. 2022.03.21 AP 연합뉴스
현재 러시아에선 ‘Z’가 푸틴 대통령을 향한 총성이나 전쟁 지지의 상징으로 쓰이고 있다.

러시아는 유치원, 초·중·고등학교, 대학교 등 전 학생들에게 이런 애국 교육을 하면서 우크라이나 침공을 정당화하고 있다.

WP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지난 3주간 러시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학생들이 Z가 새겨진 옷을 입거나, Z모양으로 줄을 선 수천 개의 게시물이 올라왔고 전했다.

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 18일(현지시간) 20만명이 동원된 크름반도 합병 8주년 행사에서 우크라이나 침공의 정당성을 역설했는데, 이날 행사에 학생·국가기관 직원이 대거 동원됐다는 증언도 제기됐다.

러시아 남부 흑해 인근 크라스노다르에 사는 학부모 이고르 코스틴은 WP와 인터뷰에서 “학교에서 딸에게 18일 행사를 위해 따뜻하고, 단정하게 옷을 입어라‘고 했다”면서 “딸은 무슨 행사에 참여하는지도 모르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당시 행사에는 총 20만명의 인파가 운집했다. 러시아 국기와 러시아군의 새로운 상징물로 떠오른 ‘Z’ 깃발을 흔들고 ‘러시아’를 연호하는 등 축제 분위기가 연출됐다.
김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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