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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음식 떨어진 상태로 갇혀…“러, 굶겨서 굴복시키려 한다”

물·음식 떨어진 상태로 갇혀…“러, 굶겨서 굴복시키려 한다”

최선을 기자
입력 2022-03-22 12:14
업데이트 2022-03-22 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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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마리우폴의 한 아파트 단지가 지난 19일(현지시간) 러시아군 폭격을 받아 검은 연기를 내며 불타고 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침공 직후부터 아조우해의 항구도시인 마리우폴을 포위한 채 맹렬한 공격을 퍼붓고 있지만, 아직 함락하지 못하고 있다. 2022.3.22 맥사 테크놀로지스 제공 위성 촬영 사진
우크라이나 마리우폴의 한 아파트 단지가 지난 19일(현지시간) 러시아군 폭격을 받아 검은 연기를 내며 불타고 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침공 직후부터 아조우해의 항구도시인 마리우폴을 포위한 채 맹렬한 공격을 퍼붓고 있지만, 아직 함락하지 못하고 있다. 2022.3.22 맥사 테크놀로지스 제공 위성 촬영 사진
러시아군, 마리우폴 포위한 채 공격
시민 30만명 안에 갇힌 것으로 추정
인도 지원 물자 보급 흐름도 차단돼


우크라이나 마리우폴을 포위한 채 집중 공격을 가하고 있는 러시아군이 시민을 굶주리게 하는 수법으로 굴복시키려 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러시아군이 마리우폴에 있는 우크라이나군에 보낸 최후통첩을 거절했다.

드미트로 구린 마리우폴 시의원은 21일(현지시간) 영국 BBC방송에 “러시아가 인도주의 통로를 열지 않고 인도주의적 호송대가 도시로 들어오지 못하게 막는 걸 보니 러시아가 외교적 입지를 강화하기 위해 도시를 굶주린 상태로 만들려는 게 분명하다”고 밝혔다.

그는 우크라이나군이 항복하지 않는다면 러시아가 사람들을 밖으로 못 나가게 하고 인도주의적 호송대를 못 들어오게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앞서 러시아군은 민간인 대피를 위한 인도주의 통로를 개설하고 식량과 의약품 등 지원 물품의 진입을 허용하겠다는 조건으로 즉각 항복을 요구했지만, 우크라이나 정부는 결사항전 의사를 밝혔다.

전날 이리나 베레슈크 우크라이나 부총리는 “무기를 버리고 항복할 수 없다. 우리는 이미 러시아에 이를 통보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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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동남부 마리우폴 외곽에서 친러시아 반군 탱크가 도로 위를 달리고 있다. 러시아군은 전략적 요충지인 항구도시 마리우폴을 장악하기 위한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2022.3.21 마리우폴 로이터 연합뉴스
20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동남부 마리우폴 외곽에서 친러시아 반군 탱크가 도로 위를 달리고 있다. 러시아군은 전략적 요충지인 항구도시 마리우폴을 장악하기 위한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2022.3.21 마리우폴 로이터 연합뉴스
지난 16일(이하 현지시간) 러시아군의 폭격을 맞아 파괴된 우크라이나 마리우폴의 극장 건물을 19일 미국의 위성업체 맥사 테크놀로지스 카메라가 촬영한 사진. 맥사 테크놀로지스 제공 AP 연합뉴스
지난 16일(이하 현지시간) 러시아군의 폭격을 맞아 파괴된 우크라이나 마리우폴의 극장 건물을 19일 미국의 위성업체 맥사 테크놀로지스 카메라가 촬영한 사진. 맥사 테크놀로지스 제공 AP 연합뉴스
마리우폴은 우크라이나 동부 친러시아 반군의 점령지와 2014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로부터 무력으로 병합한 크림반도를 연결하는 요충지다. 이곳에선 지난 16일 러시아군의 공습으로 주민 1000명 이상이 대피해 있던 극장 건물이 붕괴한 데 이어 전날도 주민 400여명이 대피한 예술학교 건물이 폭격으로 파괴된 것으로 전해졌다.

주민 40만명의 마리우폴은 현재 약 30만명이 물과 음식이 떨어진 상태로 안에 갇힌 것으로 추정된다. 도시에 인도 지원 물자를 보급하려는 흐름도 차단된 상태다.

바딤 보이첸코 마리우폴 시장은 주거지역 건물 80%가 피해를 보거나 파괴됐으며 그중 3분의 1은 보수조차 안되는 실정이라고 전했다. 현재까지 마리우폴 주민 최소 2500명이 숨진 것으로 마리우폴 시당국은 보고 있다.
13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남부 마리우폴 평화의 거리 모습. 러시아군 무차별 폭격으로 도로에 6m 깊이 거대 구멍에 생겼다. AP 연합뉴스
13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남부 마리우폴 평화의 거리 모습. 러시아군 무차별 폭격으로 도로에 6m 깊이 거대 구멍에 생겼다. AP 연합뉴스
러시아는 벌써 14일째 마리우폴을 포위하고 있다. 9일에는 어린이 산부인과 병원을 폭격해 국제적 원성을 샀다. AP 연합뉴스
러시아는 벌써 14일째 마리우폴을 포위하고 있다. 9일에는 어린이 산부인과 병원을 폭격해 국제적 원성을 샀다. AP 연합뉴스
“내가 본 것을 누구도 보지 않기를”
마리우폴에서 최근 철수한 그리스 외교관은 현지 참상에 대해 시리아 내전 당시 알레포나 제2차 세계대전 당시 구소련 레닌그라드에 비견된다고 전했다.

유럽연합(EU) 회원국 외교관 중 가장 마지막으로 마리우폴을 떠난 그리스 총영사 마노리스 안드룰라키스는 전날 그리스 도착 후 공항에서 “마리우폴은 전쟁으로 완전히 파괴된 도시 명단에 들게 될 것”이라며 “내가 본 것을 누구도 보지 않기를 바란다. 지금 시민들이 어찌해볼 수도 없이 맹목적으로 공격받고 있다”고 말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전날 화상 연설을 통해 러시아군의 마리우폴 포위 공격이 ‘전쟁 범죄’로 역사에 남을 것이라면서 “이 평화로운 도시에 점령자들이 한 짓은 수 세기 동안 기억될 테러”라고 비판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미국 의회를 대상으로 한 화상연설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해 “진주만 공습과 9·11 테러를 기억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2022.3.17  우크라이나 대통령궁 제공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미국 의회를 대상으로 한 화상연설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해 “진주만 공습과 9·11 테러를 기억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2022.3.17
우크라이나 대통령궁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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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남부 항구도시 마리우폴에서 러시아군의 포격에 박살이 난 아파트의 주민으로 보이는 여성이 눈물을 훔치고 있다. 17일째 러시아군의 포위 공격을 받는 마리우폴 시청은 이날 소셜미디어를 통해 “주거지역 건물의 약 80%가 파괴됐다”고 전했다. 2022.3.18 AP 연합뉴스
17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남부 항구도시 마리우폴에서 러시아군의 포격에 박살이 난 아파트의 주민으로 보이는 여성이 눈물을 훔치고 있다. 17일째 러시아군의 포위 공격을 받는 마리우폴 시청은 이날 소셜미디어를 통해 “주거지역 건물의 약 80%가 파괴됐다”고 전했다. 2022.3.18 AP 연합뉴스
최선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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