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항구도시 마리우폴 인근 아조우(아조프)해에서 전투 중 숨진 러시아 해군 흑해함대 소속 안드레이 팔리이 부함장의 영결식이 크림반도 세바스토폴에서 거행되고 있다. 2022.3.24 세바스토폴 AP 연합뉴스
러시아군 폭격으로 무참히 파괴된 우크라이나 남부 항구도시 마리우폴의 아파트에서 28일(현지시간) 한 남성이 가재도구를 챙겨 나오고 있다. 2022.3.29 마리우폴 로이터 연합뉴스
“아직 도시 안에 16만명 남아있어”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후 장기간 집중 포격을 받은 마리우폴이 사실상 러시아군 손에 넘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28일(현지시간) 미국 CNN방송에 따르면 바딤 보이첸코 마리우폴 시장은 이날 인터뷰에서 러시아군 포격으로 수많은 사상자가 발생한 마리우폴 지역 대부분이 러시아군 통제 아래 있다고 밝혔다.
이어 “모든 것이 우리 권한 안에 있지 않다”며 “불행하게도 오늘날 우리는 점령군들 손안에 있다”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군 공격으로 폐허가 된 도시에 아직 남아있는 주민들이 안전하게 대피할 수 있도록 조치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우크라이나 측은 러시아군이 마리우폴 주민들을 위한 인도적 지원이나 대피 차량 접근 등을 막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친러시아 분리주의자 지도자는 지난 27일 매일 1700명가량의 마리우폴 주민이 대피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러시아의 마리우폴 극장 공습으로 사망한 300여명을 추모하는 문구가 폴란드 한 극장 마당에 마련됐다. 이는 ‘Children’의 러시아어다. 러시아의 공습 당시 극장 외부에 이 문구가 적혀있었음에도 공격이 이뤄졌다는 점을 상기하는 것이다. 현지 언론에 증언한 생존자에 따르면, 민간인 1000여명이 대피했던 시설에 대한 공습으로 신생아·임신부도 사망했다. 사진은 드론으로 촬영했다. EPA연합뉴스
우크라이나 마리우폴의 한 아파트 단지가 지난 19일(현지시간) 러시아군 폭격을 받아 검은 연기를 내며 불타고 있다. 2022.3.22 맥사 테크놀로지스 제공 위성 촬영 사진
우크라이나 남동부 항구도시 마리우폴은 2014년 러시아가 강제 병합한 크림반도와 친러 분리주의 반군이 장악한 동부 ‘돈바스(도네츠크·루한스크주)’ 지역을 연결하는 전략적 요충지다.
우크라이나 측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러시아군 공격으로 지금까지 도시 내 주거용 건물 90%가량이 손상됐고, 이 중 40%는 완전히 파괴됐다.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서 동쪽으로 약 400㎞ 떨어진 트로스얀네츠에 28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군이 국기를 꽂은 장갑차를 타고 진입하고 있다. 우크라이나군은 이틀 전 트로스얀네츠를 장악했던 러시아군을 몰아냈다. 2022.3.29 트로스얀네츠 AP 연합뉴스
28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동쪽 트로스얀네츠 마을에 파괴된 러시아군 탱크 잔해가 널브러져 있다. 우크라이나군은 이틀 전에 러시아군이 장악했던 이 마을을 탈환했다고 밝혔다. 2022.3.29 트로스얀네츠 AP 연합뉴스
한편 수도 키이우 인근에서는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군을 밀어내는 모양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키이우주 외곽 이르핀시의 올렉산데르 마르쿠신 시장은 이날 “오늘 좋은 뉴스가 있다. 이르핀이 완전히 해방됐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 마을에 더 많은 공격이 있으리라는 것을 알고 있다”며 “우리는 용감하게 마을을 방어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르핀은 키이우시의 서북쪽 경계와 맞닿은 곳으로, 키이우를 서울에 대입한다면 경기도 고양시 정도의 위치에 있는 도시다. 러시아군은 키이우를 북·동·서쪽에서 포위하기 위해 진격했으며, 우크라이나군은 키이우 중심에서 불과 20㎞ 떨어진 이르핀에서 러시아군을 저지하는 데 성공했다.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군을 외곽으로 밀어내면서 키이우시도 다소 안정을 찾아가는 모습이다.
AP 통신에 따르면 비탈리 클리치코 키이우 시장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키이우 시의 통행금지 조치를 완화한다고 발표했다.
클리치코 시장은 “28일부터 통행금지 시간이 오후 9시부터 오전 6시까지로 기존보다 2시간 줄어든다”고 밝혔다. 이어 “28일부터 교육 과정이 온라인 형태로 재개된다”고 덧붙였다.
21일(현지시간) 러시아군의 포격으로 폐허가 된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북부 포딜 지구의 대형 쇼핑센터에서 소방대원들이 수색작업을 벌이고 있다. 이 공격으로 최소 8명이 사망하고 10층짜리 건물이 골격만 남은 채 완전히 파괴됐다. 키이우 AFP 연합뉴스
28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동쪽 트로스얀네츠 마을에 파괴된 러시아군 탱크 잔해가 널브러져 있다. 우크라이나군은 이틀 전에 러시아군이 장악했던 이 마을을 탈환했다고 밝혔다. 2022.3.29 트로스얀네츠 AP 연합뉴스
최선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