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세지는 환경운동…모네 작품에 으깬 감자 던지고 고흐 작품에 수프 뿌려

거세지는 환경운동…모네 작품에 으깬 감자 던지고 고흐 작품에 수프 뿌려

윤연정 기자
입력 2022-10-24 12:58
업데이트 2022-10-24 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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獨 바르베리니 박물관의 모네 명작
英 내셔널갤러리 반 고희 명화에도
“변화 위한 결과 실망…더 강력하게”
23일(현지시간) 독일 환경운동가들이포츠담의 한 미술관에 전시된 인상파 화가 클로드 모네의 작품에 으깬 감자를 끼얹은 다음 접착제로 자신의 손을 벽에 붙이고 있다. 포츠담 AP 연합뉴스
23일(현지시간) 독일 환경운동가들이포츠담의 한 미술관에 전시된 인상파 화가 클로드 모네의 작품에 으깬 감자를 끼얹은 다음 접착제로 자신의 손을 벽에 붙이고 있다. 포츠담 AP 연합뉴스
화석연료 사용 축소 등을 주장하는 환경운동가들이 유명 화가들의 작품에 음식물을 끼얹는 시위가 영국에 이어 독일에서도 발생했다. 환경운동가들의 시위 방식이 과격해지고 있다.

AP통신·블룸버그통신 등은 23일(현지시간) 독일 포츠담의 바르베리니 박물관이 소장한 프랑스 인상파 화가 클로드 모네(1840~1926년)의 작품 ‘건초더미’에 환경운동가들이 점액성 물질을 끼얹었다고 보도했다. 이날 주황색 조끼를 입고 명화에 으깬 감자를 던진 운동가는 ‘마지막 세대’라는 이름의 환경단체 출신이다. 그들은 이후 그림 아래 앉아 미술관 벽에 자신들의 손을 접착제로 고정하는 퍼포먼스를 벌였다. 이 단체는 트위터에 올린 성명에서 이번 시위를 화석연료 사용이 인류의 종말을 앞당기고 있다는 사실에 경각심을 불어넣기 위해 벌였다고 밝혔다.

바르베리니 박물관은 유리 액자 덕분에 그림이 훼손되진 않았고, 오는 26일부터 다시 전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물관장은 성명에서 “기후 위기에 직면한 환경 운동가들의 우려는 이해하지만, 이들이 자신의 주장을 관철하기 위해 동원한 수단에 충격을 받았다”고 했다.

모네의 건초더미는 독일의 억만장자인 하소 플래트너의 소장품 중 하나로 바르베리니 미술관에서 영구 대여 중이다. 이 그림은 지난 2019년 경매에서 당시 모네의 작품 중에서는 가장 높은 금액이었던 1억 1100만 달러(약 1596억원)에 낙찰됐다

최근 각국에서는 기후 활동가들이 “예술이 인류를 위협하는 환경문제보다 중요할 수 없다”고 외치며 세계적 명화에 음식물을 뿌리거나 접착제로 손을 붙이는 등 시위를 벌이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 14일 영국 내셔널갤러리에 전시된 반 고흐의 ‘해바라기’에 수프를 끼얹은 저스트스톱오일 활동가들이 이후 접착체로 손을 벽이 붙이는 시위를 하고 있다. 런던 로이터 연합뉴스
지난 14일 영국 내셔널갤러리에 전시된 반 고흐의 ‘해바라기’에 수프를 끼얹은 저스트스톱오일 활동가들이 이후 접착체로 손을 벽이 붙이는 시위를 하고 있다. 런던 로이터 연합뉴스
앞서 16일 영국 BBC방송과 가디언 등에 따르면 환경단체 ‘저스트 스톱 오일’ 활동가 2명은 지난 14일 오전 런던 내셔널갤러리에서 반 고흐의 명화 ‘해바라기’에 토마토수프를 끼얹는 시위를 벌였다. 이들도 수프를 끼얹은 뒤 접착제로 미술관 벽에 자신들의 손을 붙이며 기후변화의 심각성에 대한 관심을 촉구했다. 이 단체는 화석연료 생산 중단을 주장하며 예술 작품을 겨냥한 시위를 벌여온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이들을 재물손괴와 불법침입 혐의로 체포했다.

이 단체 활동가들은 지난 7월 영국 내셔널갤러리에 전시된 레오나르도 다빈치 ‘최후의 만찬’ 복제본과 존 컨스터블의 ‘건초 마차’ 그림 테두리에 손바닥을 접착제로 붙이는 시위를 벌인 적도 있다.

과격한 시위를 이끄는 환경단체들은 변화를 만들기 위해 수많은 방법을 시도했으나 결과가 실망스러웠고, 이에 더 강한 방식을 시도하게 됐다는 입장이다. 브리스톨 대학의 오스카 버그룬드 브리스톨 정치학자는 가디언에 “저스트 스톱 오일은 이전의 급진적인 환경 시위 단체보다 더 노골적이고 정치적”이라며 “기후변화가 단순히 우리에게 발생하는 일이 아니라 어떤 사람들, 기관들이 기후변화를 일으키고 있다고 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윤연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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