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탯줄 달린 채 홀로 구조된 아기…母 이름으로 살아간다

탯줄 달린 채 홀로 구조된 아기…母 이름으로 살아간다

김유민 기자
김유민 기자
입력 2023-02-21 11:32
업데이트 2023-02-21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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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해 속에서 숨진 산모와 발견
아랍어로 기적 의미하는 ‘아야’
입양 문의 쇄도…고모의 품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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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진 폐허 속에서 엄마와의 탯줄이 끊어지지도 않은 상태에서 구조된 아야. 누리집
지진 폐허 속에서 엄마와의 탯줄이 끊어지지도 않은 상태에서 구조된 아야. 누리집
튀르키예·시리아 강진 때 탯줄도 끊어지지 않은 신생아가 시리아에서 구조됐다는 소식이 전해진 뒤, 아기를 입양하겠다는 사람들이 전 세계에서 줄을 이었다.

지진이 일어난 지난 6일(현지시간) 시리아 북서부 알레포주 아프린시 진데리스 무너진 건물 잔해에서 갓 태어난 여아가 구조됐다. 아기는 지진이 일어난 지 10시간 정도 지난 오후에 구조됐고, 구조 당시 엄마와 탯줄이 아직 끊어지지도 않은 상태였다.

구조대가 건물 잔해를 파헤치다가 먼지에 쌓인 아기를 구조하는 장면은 세계 각국 언론과 소셜미디어를 통해 외부에 급속히 전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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튀르키예·시리아 강진 때 탯줄도 끊어지지 않은 채 구조된 시리아 아기 ‘아야’가 7일 아르핀 병원 인큐베이터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AP 연합뉴스
튀르키예·시리아 강진 때 탯줄도 끊어지지 않은 채 구조된 시리아 아기 ‘아야’가 7일 아르핀 병원 인큐베이터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AP 연합뉴스
엄마와 아빠, 4명의 언니·오빠들은 무너진 건물 입구에서 숨진 채 발견됐고 아기만이 살아남았다. 아기의 이름은 아랍어로 기적을 의미하는 ‘아야’로 임시로 명명됐다. 아야는 아르핀의 병원으로 옮겨져 인큐베이터에서 치료를 받았다.

아야를 돌보는 소아과 의사 하니 마루프는 BBC에 “아야가 구조 당일 타박상, 멍에다가 저체온증으로 몹시 나쁜 상태로 와서, 숨을 간신히 쉬고 있었다”면서도 현재는 안정된 상태라고 전했다.

병원은 전 세계 사람들로부터 아야를 입양하고 싶다는 전화를 수십통 받았지만 “친척들이 돌아올 때까지, 내 자식처럼 돌보겠다”고 말했다.
아프라의 고모 할라씨. 로이터 연합뉴스
아프라의 고모 할라씨. 로이터 연합뉴스
납치 걱정에 매일 병원 찾은 고모
그리고 지난 18일, 퇴원한 아야는 고모집으로 입양됐고, 숨진 엄마의 이름 ‘아프라’로 살아가게 됐다.

AP, 로이터 통신 보도에 따르면 병원 측은 유전자 검사를 거쳐 아기와 고모가 친척 관계임을 확인했고, 고모네 또한 지진으로 집이 무너져 막막한 상황이지만 아기가 행여나 납치될까봐 걱정하면서 매일같이 병원에 찾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고모부인 칼릴 알사와디는 “아기는 이제 내 자식 중 하나”라면서 “아기의 숨진 아빠와 엄마, 형제자매를 떠올리게 해 더욱 애틋하다”라고 말했다.

그동안 아기를 정성껏 돌본 의료진은 아기가 퇴원하는 날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김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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