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서핑 국가대표팀 잭 로빈슨이 사용하려 했던 욱일기 문양의 서핑 보드. 잭 로빈슨 인스타그램
논란의 주인공은 호주의 서핑 국가대표 잭 로빈슨(Jack Robinson, 27세)이다. 이번 대회 서핑 경기는 프랑스령 폴리네시아 타히티 테아푸후에서 진행 중인데 로빈슨은 지난 30일 서핑 남자 3라운드에서 경쟁자 미국의 존 존 플로렌스(John John Florence)를 꺾고 8강에 진출했다.
그런데 로빈슨은 이번 올림픽에서 일본 제국주의의 상징 ‘욱일기’가 그려진 서핑보드를 사용하려고 했다고 지난 31일 MBC가 보도했다.
올림픽 개막 이틀 전인 지난 25일 로빈슨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욱일기 문양이 그려진 서핑 보드 사진을 올린 뒤 “이틀 남았다. AI에게 영감을 받은 보드”라고 적었다.
AI는 지난 2010년 세상을 떠난 전설적인 서핑 선수 앤디 아이언(Andy Iron)의 이니셜이다. 아이언은 생전 욱일기 문양의 보드를 즐겨 사용했다. 로빈슨은 자신의 롤모델 아이언을 추모하는 의미로 올림픽에서 같은 문양의 보드를 사용하려 했던 것이다.
이를 본 송민 한국 서핑 국가대표팀 감독은 MBC에 제보했고, 대한체육회에도 이러한 내용이 전달됐다.
MBC는 로빈슨에게 ‘서프보드에 그려진 문양이 일본 제국주의의 상징인 욱일기와 유사한 걸 알고 있는지’ 등을 묻는 댓글과 메시지, 메일을 보냈다. 그러자 로빈슨은 해당 게시글을 별도의 언급 없이 삭제했다. 다만 어린 시절부터 욱일기 문양의 서핑보드를 들고 서 있는 모습 등 관련 사진들은 여러장 남아있다.
잭 로빈슨 인스타그램
이에 대한체육회는 호주 국가올림픽위원회(NOC)에 정식 항의했고, 개막식 하루 전날 문제의 보드를 사용하지 않겠다는 답변을 받아냈다.
송민 감독은 MBC를 통해 “서구권 서퍼들 가운데 욱일기가 일본 제국주의의 상징인 걸 모르고, 혹은 알고도 디자인적으로 활용하는 일이 잦다”며 “욱일기 문양을 마케팅에 사용하는 것에 경각심을 촉구하고 국제서핑협회(ISA)와 전 세계 서핑 커뮤니티에 이를 알려 사용 자제를 촉구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잭 로빈슨이 2024 파리올림픽 남자 서핑 3라운드에서 경쟁자 미국의 존 존 플로렌스를 꺾고 8강에 진출했다. AP 연합뉴스
그러나 국제 대회에서 종종 욱일기 응원이 펼쳐져 논란은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 2021년에 열린 도쿄 올림픽 사이클 남자 도로 경기나 2022년 카타르월드컵 당시 욱일기 응원이 등장했다.
이번 파리올림픽을 앞두고 한국을 전세계에 알리는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IOC에 일본 욱일기 응원 제지를 요청하는 항의 메일을 보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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