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기밀폭로 뒤엔 언제나 내부 고발자 있었다

미국 기밀폭로 뒤엔 언제나 내부 고발자 있었다

입력 2013-06-10 00:00
업데이트 2013-06-10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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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군인부터 FBI 부국장과 기업 임원까지…일부는 영화화도

최근 미국 국가안보국(NSA) 등 정보기관들의 민간인 전화통화·개인정보 수집 프로그램 기밀을 폭로한 주인공이 전직 중앙정보국(CIA) 직원으로 밝혀지면서 내부 고발자가 다시 한 번 주목받고 있다.

미국에서 조직 내부 고발자들이 언론이나 일반인이 접근하기 어려운 기밀 정보를 언론 등에 전달해 큰 파문을 일으킨 적은 한두 번이 아니다.

가장 최근 전 세계인의 관심을 끈 내부 고발자는 브래들리 매닝 미국 육군 일병이다.

이라크 바그다드에서 정보분석병으로 일한 매닝은 72만 건의 미국 비밀외교 전문과 군사 문서 등을 폭로전문 웹사이트 ‘위키리크스’에 넘긴 혐의로 2010년 체포돼 현재 군사재판을 받고 있다.

매닝은 최근 법정에서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 ‘피에 굶주린’ 채 인명을 경시하는 일부 미군의 행태를 폭로해 공개적인 토론을 이끌어내려 했다”고 기밀 유출 동기를 설명했다.

매닝은 기밀문서 불법 소지 및 외부 무단반출 행위 등 10가지 항목의 혐의를 인정해 20년 형을 받을 수 있다.

미국 역사상 최악의 정치스캔들인 워터게이트 사건 뒤에도 내부 고발자가 있었다.

워터게이트 스캔들은 1972년 6월 5명의 괴한이 미국 워싱턴 워터게이트 호텔의 민주당 전국위원회 사무실에 침입해 도청장치를 설치하려다 체포된 사건이다.

당시 정보원은 워싱턴포스트 기자에게 이 사건에 관한 단서를 제공해 사건 배후에 백악관이 있음을 폭로하도록 도왔다. 결국 당시 리처드 닉슨 대통령은 1974년 사임했다.

이 정보원은 30년 동안 비밀에 부쳐졌다가 2005년에야 미 연방수사국(FBI) 부국장을 지낸 마크 펠트로 밝혀졌다.

이에 앞서 1971년 베트남전쟁 1급 기밀 문건인 ‘펜타곤 페이퍼’를 뉴욕타임스에 건넨 이도 당시 국방부 소속 군사전문가인 대니얼 엘스버그였다.

미국이 베트남전 발발에 군사적으로 깊숙이 개입한 과정이 수록된 이 문서를 뉴욕타임스가 폭로하면서 미국 내 반전 여론이 확산했고, 당시 린든 존슨 대통령은 불출마 결정을 내리게 됐다.

자신이 임원으로 일했던 미국 담배회사 브라운 앤드 윌리엄슨이 담배의 중독성을 강하게 하려고 니코틴량을 늘린 사실을 폭로한 제프리 위건드, 에너지회사 엔론의 회계부정을 고발한 셰론 왓킨스 전 엔론 부사장도 대표적인 내부고발자로 꼽힌다.

농산물 중개업체에서 일하던 마크 휘태커는 자신의 회사를 비롯한 업계의 가격담합 관행을 만천하에 공개했다.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의 ‘르윈스키 성추문’ 폭로에 핵심 역할을 한 린다 트립은 백악관 직원이었고, FBI의 테러대응 부실을 지적한 콜린 로울리는 FBI 특수요원 출신이다.

뉴욕경찰(NYPD)의 부패에 경종을 울린 사람은 전직 뉴욕경찰관 프랭크 서피코였고, 핵연료 재처리 공장에서 은폐됐던 방사성 물질 오염 사고를 폭로한 이 역시 공장에서 일하던 카렌 실크우드였다.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이들 10명을 ‘가장 유명한 내부고발자’로 꼽았다.

이들 중 서피코와 실크우드, 휘태커의 이야기는 각각 ‘형사 서피코’(1973), ‘실크우드’(1983), ‘인포먼트’(2009)로 영화화됐다.

1986년 이스라엘의 핵무기 프로그램을 영국 언론에 폭로한 이도 비밀 핵발전소 기술자였던 모르데차이 바누누였다. 그는 폭로 이후 반역자로 몰려 18년간 복역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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