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노든, 오바마 맹비난… “망명 방해하고 인권 부정”

스노든, 오바마 맹비난… “망명 방해하고 인권 부정”

입력 2013-07-02 00:00
업데이트 2013-07-02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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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키리크스에 성명…에콰도르 대통령에게는 감사 편지

미국 국가안보국(NSA)의 정보수집 활동을 폭로한 전 중앙정보국(CIA) 직원 에드워드 스노든(30)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을 향해 자신의 망명 시도를 막는 등 인권을 부정하고 있다며 맹비난했다.

모스크바 세레메티예보 국제공항에 9일째 체류 중으로 알려진 스노든은 1일(현지시간) 위키리크스 홈페이지를 통해 성명을 내고 오바마 행정부가 의식 있는 대중들의 정부에 대한 헌법 준수 요구를 두려워한다고 주장했다.

지난달 23일 홍콩에서 러시아로 도피한 스노든은 지난달 18일 온라인 인터뷰 이후 처음으로 이날 공개적으로 의사를 표시했다.

스노든은 성명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27일 외교적으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으면서’(wheeling and dealing)까지 나를 다루지는 않겠다고 했지만 이제는 각국 지도자들에게 나의 망명 요청을 받아들이지 말라고 부통령을 통해 압박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세계적인 지도자의 이런 기만행위는 정의가 아니다”라며 “미국은 그동안 망명을 요청할 권리 등 인권의 가장 강력한 수호자였는데 현 정부는 이를 부정했다”고 비난했다.

그는 또 “오바마 행정부는 시민권(citizenship)을 무기 삼아 아무 잘못 없는 나를 유죄로 규정, 일방적으로 여권을 취소해 나라 없는 사람으로 만들었다”며 “망명 시도라는 기본적인 권리 이행마저 법적 절차 없이 막으려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스노든은 “오바마 행정부는 나나 브래들리 매닝 등 폭로자들이 아니라 합헌적 정부를 요구하는 의식 있고 분노하는 대중을 두려워한다”며 “나는 내 신념을 굽히지 않을 것”이라고 적었다.

스노든은 이날 라파엘 코레아 에콰도르 대통령에게 편지를 보내 홍콩에서 러시아로 이동할 수 있도록 도와준 데에 감사의 뜻을 표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그는 스페인어로 작성한 편지에서 “지구상 가장 강한 정부에 맞선 개인을 위해 위험을 감수하고 인권의 편에 서려는 지도자는 거의 없다. 에콰도르의 용기는 전 세계에 본보기가 될 것”이라고 적었다.

이어 “내 정치적 망명 요청에 심사숙고한 에콰도르 정부에 감사하며 원칙을 지켜준 데 깊은 존경심을 표한다”며 “에콰도르가 망명권을 옹호해준 덕에 나는 자유로운 상태로 남아 공익을 위한 정보를 공개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한편 미국 정부는 스노든과 관련해 미국에 돌아오면 공정한 재판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패트릭 벤트렐 미국 국무부 부대변인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미국이 스노든의 여권을 취소해 모스크바에 묶여 있다는 줄리언 어산지 위키리크스 설립자의 말에 대해 “사실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벤트렐 부대변인은 “스노든은 중대한 범죄를 저질렀으나 미국으로 돌아오는 여행 허가서를 내줄 수 있다”며 “그는 여전히 미국 시민이며 자유롭고 공정하게 재판을 받을 권리를 포함해 미국민으로서의 권리를 누린다”고 강조했다.

스노든이 러시아에 망명을 요청할 경우에 대해서는 “아직 그 시점에 이르지 않았다. 그들이 올바른 선택을 하기를 바란다”며 확답을 피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와 관련해 러시아 연방이민국 관계자의 말을 인용, 스노든이 러시아에 정치적 망명을 신청했다고 보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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