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10년 전쟁의 그늘, 외상후 스트레스장애

美 10년 전쟁의 그늘, 외상후 스트레스장애

입력 2014-04-05 00:00
수정 2014-04-05 0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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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전 군인의 80%가 우울증”

“총격 사건 용의자가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를 겪고 있었습니까?”

“그가 뇌손상 가능성을 보고했으며 PTSD인지 판단하기 위한 평가를 받고 있었습니다.”

지난 2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주 포트후드 육군기지에서 무차별 총격 사건이 발생한 직후 현지 군 당국의 기자회견에서 기자들의 질문은 용의자 이반 로페스 상병이 PTSD로 인한 고통을 받고 있었는지에 집중됐다. 2011년 이라크에 4개월간 파병됐다가 복귀한 로페스 상병이 불안, 우울증으로 약물 치료를 받는 등 심각한 정신 질환을 앓아 온 것으로 드러나면서 전쟁 등 심각한 사건 이후 겪는 PTSD가 사회 문제로 다시 부각되고 있다.

3일 워싱턴포스트 등에 따르면 군 당국은 로페스 상병이 이라크전에서 돌아온 뒤 뇌손상 증상을 호소했고 지난달 정신과 치료를 받은 것 등을 고려할 때 PTSD 증상에 따른 스트레스 등의 정신 장애가 이번 총격 사건의 원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그는 평소 내성적인 성격으로 폭력성은 보이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라크, 아프가니스탄에 10년 이상 파병돼 전장에 다녀온 군인들이 겪는 PTSD 증상이 미국 사회의 암울한 그늘로 자리 잡았다. 정신과 의사들은 “전쟁터에서 생명에 위협을 받고 동료가 죽거나 크게 다친 것을 지켜본 군인 상당수가 중증 트라우마를 호소하고 있으며 이들 중 15~20%가 PTSD 진단을 받는다”고 밝혔다.

미 국방부의 PTSD 연구에 동참한 조셉 캘러브리즈 박사는 MSNBC에서 “PTSD는 우울증, 불안장애 등과 함께 온다”며 “우울증과 절망감에 빠진 군인은 자살 충동을 느끼고 약물 남용은 이런 경향을 부추긴다”고 밝혔다.

USA투데이가 전한 미 보훈청 자료에 따르면 매주 참전 군인 1000명이 PTSD 진단을, 800명 이상이 우울증 진단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자살도 늘고 있어 후유증이 심각하다. 특히 참전을 겪은 베테랑 군인들이 정신적 문제로 군을 떠나고 있지만 일부 기업들이 PTSD를 우려해 군인 출신을 고용하는 걸 기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2014-04-05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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