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셸 오바마 방일은 ‘캐롤라인의 힘’…한국은?

미셸 오바마 방일은 ‘캐롤라인의 힘’…한국은?

입력 2015-02-17 07:20
업데이트 2015-02-17 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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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네디家 영향력 과시…한국은 한 번도 안 찾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부인인 미셸 오바마 여사가 다음 달 중순 일본을 방문한다고 미국 정부 당국자들이 16일(현지시간) 확인했다.

한 당국자는 연합뉴스에 “캐롤라인 케네디 주일 미국대사의 초청을 받아 도쿄(東京)를 방문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미셸 여사가 영부인이 된 이후 일본을 방문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인지라 일본 언론은 이번 방일의 의미를 조명하는 데 분주한 모습이다.

사실 미셸 여사는 외국방문을 그리 즐기는 편이 아닌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오바마 대통령의 해외순방 때 동행하지 않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개인적 어젠다나 두 딸의 학업관련 일정을 보다 중시한다는 평이다.

작년 3월에는 미국 교실에서 불고 있는 ‘중국어 배우기’ 열풍을 의식해 모친인 마리안 로빈슨(78)과 말리아(17), 사샤(14) 등 두 딸과 함께 중국을 찾았다. 그러면서 한 달여 뒤인 4월 하순 오바마 대통령의 방한·방일에는 동행하지 않아 양국 내에서는 아쉬워하는 반응들이 나왔다.

이런 상황에서 미셸 여사가 도쿄를 찾는 것은 일본으로서 크게 반길만한 외교적 호재가 아닐 수 없다. 특히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방미를 앞둔 시점에서 미·일관계의 끈끈함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이벤트로 삼을 공산이 크다.

아직 공식일정은 잡히지 않았으나 도쿄 심포지엄 참석과 교토(京都) 방문, 아베 총리의 부인인 아키에(昭惠) 여사와의 면담이 예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워싱턴 외교가에서는 미셸 여사의 이번 방일이 외교적 의미보다는 케네디 주일 대사의 개인적 역량이 작용한 결과라는 해석이 나온다.

케네디 대사는 미국 내에서 가장 정치적 영향력이 큰 가문인 케네디가(家)의 마스코트와 같은 존재다. 특히 케네디가는 민주당을 중심으로 하는 미국 진보진영의 기둥과 같은 역할을 하고 있어 오바마 대통령 부부로서는 가장 신경써야 할 정치그룹 중의 하나라는 게 외교소식통들의 설명이다.

이번에 미셸 여사가 초청을 받은 심포지엄은 바로 케네디가가 출연한 케네디재단과 와세다대학이 공동 주최한 것으로 알려졌고 케네디 대사가 개인적으로 간곡히 방일을 초청했다는 후문이다.

한 외교소식통은 “작년 4월 말 오바마 대통령의 국빈방문에 이어 케네디 대사의 힘을 다시 한번 과시한 것”이라며 “외교적 의미보다는 사적인 색채가 강한 것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미셸 여사는 일본 이외에 동남아시아 국가들을 방문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방일이 외교적으로 큰 비중을 두기 어려운 개인적 방문의 성격을 띠고 있지만, 한국으로서는 다소 아쉬움이 드는 게 사실이다. 미셸 여사가 평소 한국과 한식에 대해 깊은 관심을 표명하면서도 남편 재임 기간에 한 번도 방한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미셸 여사는 집권 1기 때 개인일정이 겹쳐 방한하지 못했다. 2012년 서울 핵안보정상회의 때 오바마 대통령과 함께 방한할 가능성이 대두됐으나 두 딸의 봄 방학 일정으로 인해 한국을 찾지 못했다. 작년 4월말 오바마 대통령의 방한 때에도 동행하지 않았다.

앞으로 집권 말기에 접어든 오바마 대통령이 한국을 다시 방한할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점에서 미셸 여사가 내년에 개인자격으로 방한하지 않는 이상 재임 중 한국을 방문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미국의 외교정책을 오랫동안 지켜봐온 워싱턴의 한 인사는 “실제로 꼭 그렇다고 할 수 없지만 미국이 일본에 대해서는 반드시 신경써야 할 대상으로 인식하면서 한국은 적당히 해도 괜찮은 나라로 여기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가 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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